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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 범물 동네 숲길을 걷는다
modory
2016. 6. 21. 18:09
숲길 서정호 지산동 아파트 단지 동쪽 끝 용학 도서관 가는 길 따라 긴 완충 녹지 하얗게 피었던 매화 꽃가지 청매실 익어가고 흰 쌀밥 고봉밥그릇 든 이팝나무와 간지럼나무 꿀밤나무 느티나무 속에 꾸부정하게 자란 소나무들 모두 다른 나무들 나뭇잎 비비며 자란다 감나무 매끈한 잎새로 미끄러져 내리는 햇살 쏟아지는 숲속 조붓한 오솔길 우짖는 새들의 노래마저 연둣빛 버려진 폐타이어 녹 슨 유모차 꽁꽁 묶은 검은 비닐봉지 숨은 도트라지 개망초 환섬넝쿨 잡초더미 속 허공에 처놓은 거미줄 새끼들 파먹고 나간 빈 어미 거미 빈껍질과 파리 날개 하나 바람에 일렁이고 잎 그늘에 숨은 긴호랑거미 큰먹이 기다린다 파킨스씨병으로 뒤뚱거리며 걷는 키 작은 할머니 회색 양말과 빨간 양말 짝짝이 신고 한 땀 한 땀 뜸을 뜨듯 울렁울렁한 야자매트 밟고 간다 마른 피부 퍼른 힘줄 드러난 손잡고 걸음마시키는 할아버지 머리위로 아침 해 기어오르고 수채화 같은 숲 유화처럼 변하는 그들만의 길 노부부 뒤뚱거리며 멀어져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