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ease Date: 1952
Director : Rene Clement
Running Time : 81 min
Rating: ***½
<태양은 가득히>로 유명한 르네 클레망의 대표작 <금지된 장난>은 비평가와 관객
모두의 찬사를 받았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인기있는 작품으로 남아있다.
무엇보다 전쟁과 어른들의 억압적 태도에 짓밟힌 어린이들의 동심에 대한 공감과
영화의 전편을 서정적으로 흐르고 있는 나르시소 예페스의 주제가 '로망스' 덕분이다.
영화의 배경은 1940년 2차 대전 중의 프랑스로, 파리에서 피난 온 인파들이 독일군들의
폭격을 받고 있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비록 요즘 영화처럼 대규모 전투신과 처절한 살상의
자극적인 장면들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영화 초반의 폭격신은 마치 다큐멘터리
흑백 필름을 보는 듯한 사실적인 느낌을 준다.
부모가 폭격을 맞아 죽고 양팔에 죽은 강아지를 감싼 채 홀로 살아남은 여자 아이 폴레트가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폴레트는 강물에 떠내려가는 강아지를 쫓아가다가 그 마을의 소년 미셸을 만난다.
천애 고아가 된 폴레트는 미셸을 따라가서 그의 집에 머물게 된다.
폴레트가 죽은 강아지의 묘지를 만들어 주려고 하자, 미셸은 그녀에게 기도문과 묘지에
십자가를 꽂아야 함을 알려주고, 또 강아지와 함께 할 친구들을 같이 묻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면서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금지된 장난'이 시작된다. 자신들만의 공동묘지를 만드는데서
기쁨을 느끼게 된 아이들은 십자가를 마을에서 훔치게 되는데, 결국 미셸은 성난 말에 차여 죽은
형의 장례식에 쓰일 십자가마저 훔치게 된다. 어른들은 이해하지 못할 아이들의 이같은 행동은
마침내 들통나고 미셸과 폴레트는 그들에 의해 헤어지게 된다.
죽음의 의미조차 제대로 모르는 어린 아이들이 묘지를 만드는 일에 탐닉하게 되고, 이를 그저
억압하고 또는 감추려고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어른들의 이기심과
폭력, 그리고 전쟁 속에서 사그러드는 어린이들의 순수함이다.
이 영화에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저지르는 두 번의 배신이 등장한다. 하나는 마을 성당의
신부가 미셸의 장난을 미셸의 가족들과 이웃에게 고발하는 장면이다.
미셸은 신부에게 자신의 잘못에 대해 고해성사를 했었다. 나머지 하나는 미셸에게 십자가를
감춘 곳을 알려주면 폴레트를 적십자사에 보내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던 아버지의 배신이다.
한편, 이 영화의 서브 플롯에는 미셸 가족과 이웃집 가족간의 오래된 반목이 등장한다.
얼마전 보았던 버스터 키튼의 <우리의 환대>와 유사한 설정인데, 실제로 미셸의 누나와 이웃집
청년과의 로맨스도 그려지고 있다. 두 가족의 우두머리인 아버지들은 말그대로 진흙탕 싸움을
벌이기도 하는데, 마치 어른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연애 장면들이 전개된다.
어쨌든, 이러한 어른들 간의 폭력 그리고 전쟁이라는 폭력성의 절정이 어떻게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을 짓밟고 있는가를 영화는 잘 보여준다.
이 영화를 인상적으로 만드는 가장 큰 요소는 아마 소녀 폴레트를 연기한 브리지트 포시일 것이다.
귀여운 얼굴의 소녀가 만들어내는 슬픔과 기쁨의 다양한 표정들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다. 특히, 아무것도 모르는 채 적십자단의 손에 이끌려 혼잡한 역사에 홀로 남게 된 폴레트가
미셸과 엄마를 울부짖으며 찾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쉽게 뇌리에서 떠나지 않을 것 같다.
그녀와 콤비를 이루는 미셸 역의 조르주 푸줄리도 인상적이다.
어른들의 눈에는 철없는 말썽꾸러기로 보이겠지만, 소녀를 아끼는 순수한 마음과 어른들의 농락에
분노와 슬픔을 느끼는 그의 모습은 그 나이 또래의 소년이 가질 수 있는 정서를 솔직하게 보여준다.
프랑수와 보아이에르가 1946년에 쓴 오리지널 시나리오가 원작으로, 50년대 프랑스 영화를
대표하는 명작 중 하나이며 우리나라 영화팬에게 가장 사랑받는 프랑스 영화이기도 하다.
제작 당시 전쟁의 참상이나 피폐함을 다룬 것이 당시의 지배층과 맞지 않아 깐느영화제에서는
출품을 거부당했다.
1952년 아카데미 외국영화상, 깐느 그랑프리, 베니스 금사자상(Le Lion De St-Marc),
뉴욕 영화비평가협회 외국영화상 수상. 베니스 영화제에서 다음과 같은 찬사를 받았다.
"이 작품은 전쟁의 비극을 뛰어 넘는 어린이의 순수함을 훌륭한 표현력으로 승화시켰다."
르네 끌레망 감독은 영화의 첫부분에서 다큐멘터리 기법을 적절히 사용하고 있다.
아무 배경 음악없이 기총 소사음, 폭탄 터지는 굉음 등은 다른 극적인 연출보다도 전쟁의
참화를 더 깊이 느끼게 한다. 폴레트를 연기하는 브리지트 포세와 미셀의 조르주 푸졸리는
비인간화된 전쟁의 참화 속에서 따스한 정을 느끼게 해준다.
<금지된 장난>에서 두 아역 배우의 연기와 함께 유명한 것은 나르시소 예페스가 연주하는
주제음악 "로망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미셀과 헤어진 뽈레뜨가 울먹이면서 미셀의 이름을
부를때 흘러나오는 기타의 선율은 영화 음악팬들에게는 '영원한 고전'이 되었다.
♡ 藝頌 재구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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