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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경치

modory 2008. 7. 27. 10:04

아름다운 경치

 

♤  7월  ♤


                     		     홍윤숙
   보리 이삭 누렇게 탄 밭둑을
   콩밭에 김매고 돌아오는 저녁
   청포묵 쑤는 함실 아궁이에선
   청솔가지 튀는 소리 청청했다
   후득후득 수수알 흩뿌리듯
   지나가는 저녁비, 
   서둘러 호박잎 따서 머리에 쓰고
   뜀박질로 달려가던 텃밭의 빗방울은
   베적삼 등골까지 서늘했다
   뒷산 마가목나무숲은 제철 만나
   푸르게 무성한데
   울타리 상사초 지친 잎들은
   누렇게 병들어 시들었고
   상추밭은 하마 쇠어서 장다리가 섰다
   아래 윗방 낮은 보꾹에
   파아란 모기장이
   고깃배 그물처럼 내걸릴 무렵
   여름은 성큼 등성을 넘었다◑
   홍윤숙 시인의 7월은 지금 시골 어디에도 볼 수 없는 사라진 풍경이다.
   그러나 이 시를 읽고 있으면 유년 시절이 아련하게 떠 오른다.
   가난했지만 아름다웠던 그 해 여름 7월을 그리면서 한 여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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