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풍진세상●/★미주알고주알

노무현의 이중성

modory 2008. 9. 8. 18:33

 ◐ 노무현의 이중성 ◑


충청도 지방의 한 골프장에서 결혼식이 열렸다. 가진 자와 못 가진자로
편을 가르고 가진 자를 철저히 미워하던 노무현씨가 주례를 섰다. 신랑, 신부의 
아버지는 노무현 정권 때 날던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축하객이 노 정권때 청와대·내각·국회 주요 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푸른 잔디에 빨간 경비행기가 빙빙 돌았다고 어느 신문에서 전했다.
중앙일보 김진 논설위원의 글의 일부이다. 
" 결혼식은 두 집안만의 사사로운 행사가 아니었다. 사돈의 성격이나 
주례·하객의 면면이나, 이는 노무현 정권의 잔치였다. 
부실과 폐해로 참혹하게 정권을 잃은 지 겨우 반년이 지났는데 이런 식의 잔치가 
어울리는 걸까. 
어려운 경제에 위기설까지 겹쳐 서민·중산층은 시름이 깊다. 
추석이라지만 풍성한 수확의 기쁨은 남의 일만 같다. 고향 가는 선물보따리가 
어느 해보다도 가볍다. 이런 상황에서 전임 정권의 잔치판은 괜찮은 것일까.
 노 전 대통령은 전직 국가원수이며 지금은 국가원로다. 언행은 국가를 
  생각해야 하며 주례나 조문도 매우 신중해야 한다. 
  노 전 대통령은 가장 가까운 사람의 혼사라서 주례를 섰다고 한다. 그렇게 가까운 
  사이라면 노무현에 어울리는 결혼행사로 유도할 수는 없었을까. 
 - 중략 - 
  그런 전직 대통령의 첫 주례가 꼭 그렇게 요란한 잔치판이어야 하는가. 
  이 사회엔 결혼식을 올릴 수 없는 가난한 젊은이들이 많다. 그들을 봉하마을로 
  모아   노 전 대통령이 합동주례를 서면 얼마나 멋있는 낙향 사업일까.
신랑 아버지는 노 전 대통령이 1988년 국회의원이 되기 오래전부터 부산에서 
친구가 됐다고 한다. 
같은 고졸이라는 정서도 우정의 접착제였을 것이다. 그는 오랜 세월 노무현의 
재정적 후원자였다. 지난 정권 때 그는 노무현의 386들을 돕기도 했다. 
자신의 사업체에 취직시켜 주기도 하고 생활비도 지원했다. 변방 국가 출신 
대사들과 여당 의원들을 자신의 골프장으로 초대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만이 아니라 정권의 후원자였던 셈이다. 그렇다면 그는 공인인가 
사인인가. 형식적으론 사인이지만 정권에서 차지했던 위치로 볼 때 그만한 
공인이 흔한 일인가. 
그렇다면 그는 아들의 결혼식을 공인에 걸맞게 치렀어야 하지 않을까. 
노무현 정권 때부터 경제가 어려워 많은 이의 허전한 가슴이 도심 뒷골목을 
나지막이 돌고 있다. 그런데 웬 높은 하늘의 경비행기인가.
 신부 아버지는 2005년 8월부터 20개월이나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그 20개월 동안 대통령의 지지율은 추락했고 정치는 어지러웠으며 경제는 
  힘들어져 갔다. 
  그 20개월 동안 수많은 신부가 돈이 없어 웨딩드레스를 입지 못하고 훗날만을 
  기약하고 있다. 화려한 결혼식으로 딸의 미래를 축원하려는 아버지의 심정이야 
  왜 모르겠는가. 그러나 그는 ‘서민 대통령’의 20개월 비서실장이지 않았는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내 골프장에서 내 돈으로 비행기를 띄운 게 뭐가 문제냐고 
할 수는 있겠다. 
그렇다면 자유경쟁 사회에서 균형발전은 무엇이며 평준화 교육은 무슨 소리인가. 
노무현 정권이 그토록 외쳤던 ‘서민’ ‘참여’ ‘개혁’은 그 잔디밭 
어디에 있는가. 
그들만의, 그들만을 위한 결혼 행진곡이며 정권의 추억 행진곡 아닌가.
기사 전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