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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상사초 - 이광두형이 보내온 작품

modory 2009. 10. 30. 16:15
상사초(相思草)가 되어

      상사초(相思草)가 되어   
글/ 이광두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을  
      목 놓아 기다려도 오지 않을 
      당신이기에 
      나는 상사초 되었습니다. 
      외로움은  미움되고 
      그리움은  피멍되어 
      샛빨간 상사꽃이 되었습니다.
      옷고름 여미고  몸단장한 채 
      피울음 쏟는  산새따라 
      어둠 깔린 숲길에서
      나 홀로  꽃을 피웠습니다
 
행여 오시려나 모진 엄동설한 밀어내고 갈갈이 찢어진 가슴으로 피멍은 꽃이 되어 다시 왔습니다.
못내 기다려도 아니 오시면 샛빨간 혼이 되어 있으렵니다.
그래도 아니 오시면 혼백은 가루되어 뿌리렵니다. 상사초 혼이 되어 뿌리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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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하루 밤새 우리집 텃밭 담밑에 샛빨간 상사초가 핀적이 있었다.
그리 신기하기만 하던 그 상사초.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그나마 하루 밤새, 아무런 징표도 없이 한순간 꽃잎만 홀로 피는 상사초
 
"옛날 옛날 한 옛날에 한 스님을 그리던 보살님이 있었는데.... 끝내 이루지못해 샛빨간 상사꽃이 되었데."
할멈이 붙이는 얘기는 창작이라도 좋다. 상사초의 붉은 실꽃은 피멍 맺힌 그리움을 헤아리기에 충분하다.
 
이제 우리 늙은 꽃이 되어 이제 우리 늙은 상사초 되어
당신 먼저 간 길을 내가 따라 가고 내가 먼저 간 길을 당신 따라 가고 생각만 해도 암울하다. 애절한 꽃사연이 암울하다.
우연히 선명한 그 상사초 꽃그림과 구성진 음악이 있어 불현듯, 그림따라 음악따라 이말저말 붙였다.
상사초란 꽃이름도 할멈이 지어낸 이름인 것 같다. 사전을 뒤져도 이런 이름은 없는 걸 보니 말이다.

 
     전연 어울리지 않는 바다 그림은
     규격에 맞는 사진이 없어 억지로
     붙였다. 어울리지 않는 배경음하며 
     아무튼 부조화 속의 조화라는
     고집을 부렸다.
     제대로 될것 같지않아 조바심이다.
     새겨 보아주셨으면 한다. <斗>

 
출처 : daes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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