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글 모음♠/♧글모음

이광두 학형이 보내 온 그림과 글

modory 2012. 1. 30. 18:15

 



    행복의 색깔 / 글과 사진 이광두






    
    


      참 서글픈 이야기이다.

      당신이 오래 아프면 모두가
      당신의 곁을 떠난다.
      친구들도 예외는 아니다.

      돌아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참으로 당신은 혼자라는 생각을
      해야한다.




      친구라는 아름다운 修辭에
      손뼉치고 환호하지만
      삶의 끝자락에서 당신의 차디찬
      손을 잡고 뜨거운 눈물 한 줌
      뿌릴 그런 친구를 두었다면
      당신은 성공한 사람이다.




      이곳 경상도에서 마흔을 못넘기고
      요절한 한 친구의 이야기이다.
      우리 친구들은 조를 짜서
      퇴근과 동시에 병실에 가서
      그를 지켰다.

      어느날 저녁에 병실을 찾은
      나에게 그는 말했다.

      "다 필요없어!"
      "다 필요없어!"

      두 말을 남기고 이승을 떠났다.




      초등학교에 입학도 안 한 딸만
      셋을 둔 채 .....
      그의 屍身을 싣고 대구 시내 중심가를 지나 그의 집으로 갔다.

      그날 따라 민방위 훈련날,
      저승으로 가는 都心의 길은
      말끔히 치워져 있었다.

      참으로 지울 수 없는 그 말 한마디.

      "다 필요없어!"




      '친구!'
      라는 이 말에 조금은 솔직하자.
      몸과 마음이 허물어지면
      '사람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에
      골똘히 빠지곤 한다.

      자다가도 생각하면 참으로
      고마운 친구!
      그런가하면 벌떡 일어나게 하는
      그런 사람!

      이렇게 인간을 二分法으로 나누면서
      혼자 웃고, 또 혼자 씹기도 하겠지.




      同窓이란 끈끈함으로
      연결된 고리임에 틀림없다.
      血緣, 다음으로 말이다.

      지금 이곳 경상도 땅에서
      목청놓아 부르고 싶은
      큰 소리가 있다.

      왕십리 교정에서 마구
      불러댔던 그 소리.

      "야, 이누무새끼야!"




      오늘같이 수영장에 다녀 오는 날
      나는 거의 실신하 듯 쓰러져
      깊은 잠에 빠진다. 그리고 저녁을
      아침으로 착각하는 혼돈에 빠진다.
      그와중에 꿈도 꾼다.

      참으로 희미한 출구에서
      나만이 가질수 있는
      그 기약없는 알룩달룩한 색깔의 꿈,

      행복한 색깔의 꿈을 꾸면서 말이다.
      < 大邱에서 山房 이광두>



      PS /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에
      어리둥절 하시겠지?
      단숨에 이 생각 저 생각 담을려니
      횡설수설 할 수 밖에.....
      以心傳心 새겨 들었으면 고맙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