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달팽이에게 묻다.

달팽이에게 묻다 / 장시하 길을 걷다가 집 한채 짊어지고 가는 달팽이를 만났다. 평생 집 한채 지고 가는 삶이 힘들지 않냐고... 느리게 사는 삶이 답답하지 않냐고... 어느 세월에 세상구경 다 하겠냐고... 달팽이는 내게 말해주었다. 평생 제 한몸, 삶의 무게도 감당하지 못하는 삶이 부끄럽지 않냐고... 삶의 바람 집 한채 짓지 못하고 삶을 떠난 화살이 빠르게 어디로 향해 가는지 아직도 깨달지 못했냐고... 살같이 빠른 세월 속에서 무엇을 바라보았냐고... 나는 아무말도 없이 느리게 가는 달팽이의 뒷모습을 뚫어지라 바라보았다. Maureen McGovern & Placido Domingo - A Love Untill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