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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과 이별에 대한 단상
머물기가 힘들면 떠나야 한다
떠나기는 어렵고 힘든다
보내기는 더 힘들고 아프다.
봄이 자꾸 떠나려고 한다
하얀 벚꽃이 몸부림치며 떠났다
봄꽃들이 하나 둘 떠났다
한달에 한번 보는 낮달도 떠날 준비를 한다
새 둥지 지으려는 산새 한 마리 나뭇 가지를 물고 날아간다
자목련도 붉은 빛에서 흰빛으로 바꾸며 떠날 준비를 한다
이 모든 것을 안은 봄이 떠나려고 한다
봄은 떠나는 것이지만
나는 이 봄을 보내야 한다
첫사람의 이별처럼
보낸 봄은 또 하나의 기억을 만들어
나이테처럼 쌓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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