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영상들◀/★영화 이야기

비잉 플린

modory 2014. 4. 24. 06:08

영화 <빙 플린Being Flynn,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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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흔히 우리는 예술 작품 속엔 그 예술가의 삶이 녹아있다고 말하곤 한다. 예술과 자신의 삶을 일치시킨 사례들은 우리 주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베토벤과 그의 교향곡이라든지, 혹은 반 고흐의 작품들이 이러한 예술과 삶의 일치성에 상응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특이한 공통점이 하나 더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비극. 예술가들은 대개 불운한 삶을 살았는데, 특이하게도 그들의 삶 속에 가득한 고통과 역경들은 작품 속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예술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을 수 밖에 없다는 특징 때문에 대부분의 예술가들은 현실과의 타협에 실패하여 어쩔 수 없이 지옥 같은 삶을 살아간다. 결국 예술가들은 단순히 삶과의 합일이 아닌, '고통스러운' 삶과의 합일을 통해 그들의 감정을 표출해내는 것이다. 폴 웨이츠 감독의 <빙 플린>은 이러한 예술가들의 비극적인 삶과의 합일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사례이다. 자신이 마크 트웨인, 샐린저에 이은 미국 최고의 작가라고 칭하지만 현실은 거리에서 노숙을 하고 있는 현실에 놓인 조나단 (로버트 드 니로) 과 그의 아들 닉 (폴 다노)이 살아가는 삶은 처참하다. 조나단은 소설가가 될거라며 가족을 버린 채 길거리로 향했고, 닉은 자신의 글로 어머니를 죽음에 이르게 하였다. 그리고 인생의, 현실의 밑바닥에서 다시 만난 부자는 서로 모습을 목격하고 그들의 인생은 더욱 처참해져간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조나단과 닉은 계속해서 이어가는 단 하나의 행동은 글쓰기다. 아버지와 아들의 공통점인 '글쓰기'란 인생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다. 어떨 때에는 마치 울음을 펑펑 터트리는 것처럼 종이에 억눌린 마음을 표출하기도 하고, 조나단처럼 글을 쓰기 위해 삶을 연장해 나가기도 한다. 글쓰기란 단지 감정 표현이나 이야기 전달의 기능을 뛰어넘어서 현실 지탱이라는 기능까지 해내고 있다. "창작성과 조울증에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거다." 라는 조나단의 말처럼, 그들의 삶이 잔인한 현실과 더 가까워 질수록 글쓰기란 삶의 고통을 덜어내주는 주요한 도구로 작용한다. 결국 글쓰기를 뛰어넘어서 예술이란 현실 도피의 수단이 아닌 예술가들의 현실을 지탱해주는,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산소같은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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