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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조선일보 시론 2017-01-25 특검은 촛불의 홍위병이 되려는가

modory 2017. 1. 25. 19:17

조선일보 시론 2017-01-25

특검은 촛불의 홍위병이 되려는가 /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 교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구속영장이 법원에 의해 기각된 것에 대해 국내에는 부정적 여론이 강한 것 같다. '유전무죄(有錢無罪)'라는 흔해 빠진 단어가 곳곳에 등장하고, "사법부가 정의를 짓밟고 불의의 손을 잡았다"는 야당의 코멘트도 나온다.

 

그러나 이번 영장 기각은 특검이 법의 수호자라는 사명을 공정하게 수행하기보다 촛불 민심의 홍위병 역할을 하려다가 무리수를 둔 결과라고 봐야 할 것 같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삼성이 K재단과 미르재단에 출연한 전액을 '뇌물 공여'라고 주장했다. 이 논리를 그대로 적용하면 양 재단에 출연한 모든 대기업이 뇌물을 공여한 것이고 책임자들이 다 구속되어야 했다.

 

이 논리를 국제적으로 확장하면 클린턴 재단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통령 후보도 감옥에 보내야 하고, 이 재단에 돈을 낸 전 세계의 물주(物主)들도 다 '뇌물죄' 수사를 받아야 한다. 싱가포르의 리콴유 재단에도 동남아의 여러 화교 자본이 큰돈을 내놓았다. 그동안 싱가포르에서 사업을 잘할 수 있게 도와준 것에 대한 보은의 표시이기도 하고, 앞으로 사업을 잘할 수 있게 계속 도와달라는 뜻도 담았다고 할 수 있다. 정치인들이 만든 재단에 큰돈을 내놓을 때에는 암묵적이고 포괄적인 대가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특검이 상식과 어긋나는 일을 밀어붙이는 것은 특검의 태생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촛불집회가 '최순실 국정 농단'이라는 사태에 대해 그 진상을 밝히고

관련자들을 법에 따라 처리하라는 국민적 요구에 그쳤다면 특검이 지금처럼

흘러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촛불집회는 시작하자마자 '대통령 하야' '대통령 탄핵'이라는 법적 판단을 이미 내렸고, 정치권은 촛불의 판단을 받아들여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특검은 사실관계를 규명하기보다 촛불이 부여한 탄핵 성사라는 사명을 부여받은 전위대가 되어 버렸다.

중국 문화대혁명 때에 홍위병들은 주자파(走資派·자본주의를 따르는 무리) 숙청을 시대적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단순한 시위를 뛰어넘어 기업도 접수하고 군대까지도 일부 장악했다. 그리고 자신들의 비법적 '판결'을 전방위로 적용했다. 수많은 사상자와 피해자가 속출했다.

 

특검은 지금 중국의 홍위병처럼 피의자들에 대해 '유죄 추정'을 실천하고 있는 것 같다. 정식 재판을 받기 전이라도 '촛불'이 원하는 대로 피의자들을 구속해야만 특검의 소명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다. 만에 하나 특검이 구속영장 신청이 법적으로 무리한 일이라고 내부적으로 판단했지만, 법원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촛불 민심에 따라 행동하리라는 요행수를 기대했다면 정치적으로 법 절차를 이용했다는 비난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국내에는 '부역자' '적폐 청산' '재벌 타도'와 같이 홍위병들에게나 어울릴 용

어들이 난무하면서 특검과 헌재를 압박하고 있다. 선진화의 기본은 법치국가의 확립이다.

 

 

홍위병을 지원하던 마오쩌둥은 자신의 정치적 목표가 어느 정도 달성되고,

통치 질서의 혼란이 심해지자 문혁 행동대라 할 수 있는 조반파(造反派)

숙청하기 시작했다. 정치 권력은 무상(無常)하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1/24/201701240298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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