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재발견◑/♣여행

너덜겅의 지리여행, 삼랑진 萬魚寺 -박윤호가 씀

modory 2017. 5. 9. 05:29

 

너덜겅의 지리여행, 삼랑진 萬魚寺

 

삼랑진은 한자 그대로 석 삼(三) 물결 랑(浪) 나루 진(津), 셋 물결 나루터다, 낙동강의 물결과 밀양강의 물결의 두 흐름과 남해에서 밀려오는 조수의 물결을 삼랑이라 이른다.

삼랑진은 한 때 경부선의 주요 역으로 그 명성을 유지하였다. 또한 경전선(삼랑진-광주송정역)의 분기점으로 경상도와 전라도를 이어주는 교통의 요지였다. 그러던 삼랑진역은 한산하다 못해 적막하다. 오늘이 장날인가 본데 장꾼도 없고 손님도 없다. 대선에 나온 한 후보자의 현수막 한 장만 졸랑대는 그런 소읍이다. 

 

 

 

삼랑진에서 무실마을-광천-덕촌-우곡을 지나 만어사까지는 20리, 8km다. 만어사는 그 흔한 일주문도 없다. 안내판엔 빛바랜 포스터만 멀뚱댄다. 재정이 신통찮다는 말이다. 그럴 것이 만어사로 가는 길은 비포장 도로로 버스는 접근이 어렵다. 그러나 너덜겅을 찾는 이들은 많아 졌다. 너덜겅(돌이 많이 흩어져 깔려있는 비탈)은 암괴류로 이루어진 돌밭이다.

 

대구공항에서 동화사로 가는 길에 북지장사 입구쯤에 전라도에서 댐건설로 수장 될 바위를 옮겨 놓은 돌 공원처럼 크고 작은 거무튀튀한 바위를 쏟아 부어 놓았다. 큰 돌은 표지석이나 기념비 감으로 안성맞춤일 것 같다. 돌도 돈으로 보일 텐데 다행히 천연기념물이라 반출이 되지 않았나보다.

 

이 너덜겅은 지리여행으로는 좋은 행선지로 형성 시기는 대략 3만 년 전이라는데

동국여지승람은 동해의 물고기들이 한 왕자를 따라 가다 이 자리에서 돌로 변했단다.

아니긴 하지만 어떤 바위는 꼬리지느러미를 닮았고 어느 것은 잠수하는 상어고래를

연상케 한다. 수십 마리의 물고기들이 놀고 있다.

 

이 너덜겅의 지형도를 검색하면 대가리 쪽이 만어사쯤이고 만어(萬魚)는 수적으로

만 마리가 아니라 거대한 한 마리의 물고기 형상을 볼 수 있다. 우연이겠지만 참으로

신기하지 않은가

 

만어사 동쪽, 큰 바위 하나를 미래에 올 미륵불로 모시고 미륵전을 지었다. 안에는 바위의 한 부분이 벽을 넘어와 앉았다. 발상도 착상도 우상숭배에서 나온 것일까. 산중턱 바위에 현대식 공법으로 관세음보살을 조성하였고 대웅전 외벽에는 흔치 않은 마야부인과 석가의 탄생, 왕궁과의 결별, 악기를 연주하는 셋 미인은 반나체로 적나라하다. ‘김상태’ 화공의 이름을 써 놓은 것도 유일하다. 여태 법당 뒤 ‘심우도’만 봐서 그런 것일까?

 

어느 방송국 프로그램에서 종소리 나는 바위 찾기를 하였다. 댕댕거리는 바위는 철분이

많아서 일까? 바위 밑 공간이 울어내는 공명일까? 너덜겅 아래 공간엔 어떤 맥들이

숨어 흐를까? 오늘도 한 젊은이는 종소리보다 굉음 같은 벼락을 바라듯 웃통을 벗어놓고 종소리 듣겠다고 돌덩이를 주워든 몰골은 만용이 아닐까! 도처에 이런 무식함이 판치는

요즘이다.

 

만어사 너덜겅이 어변승천 하는 날은 언제쯤 올까? 나라의 운명을 맡겠다는 다섯 잡어들, 그래도 부디 맡을 만 한 자를 골라 주소서.

'◐생활의재발견◑ >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계의 보름달  (0) 2021.09.22
청량산 청량사  (0) 2017.05.02
쌍계사 벚꽃길  (0) 2017.04.22
白頭山의 봄풍경  (0) 2017.04.18
[스크랩] 안방에 앉아서 중국 전체 구경 하기  (0) 2017.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