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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정권이 수십년 역사 학교들을 멋대로 폐지하나-조선 사설

modory 2017. 6. 16. 08:02

[사설] 5년 정권이 수십년 역사 학교들을 멋대로 폐지하나

입력 : 2017.06.16 03:08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에 이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를 폐지하겠다고 나섰다. 서울 29, 경기 10곳의 외고·자사고가 폐지되면 전국 77개 외고·자사고의 38%가 사라지게 된다. 다른 친()전교조 교육감들이 여기에 가세할 가능성도 있다. 외고·자사고 폐지는 대통령 공약이기도 하다.

정부와 친전교조 교육감들은 "외고·자사고가 입시 학원 비슷하게 운영되고 있어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측면이 있다. 일부 외고는 외국어 교육이라는 설립 취지와 달리 대학 입시 과목 위주로 수업하고 중학교에서의 사교육을 유발했다. 같은 수월성 교육기관이지만 과학고나 마이스터고가 과학·산업 인재 양성을 하며 잡음 없이 운영되는 것과 대비된다.

그러나 외고·자사고 진학 수요가 존재한다는 점을 무시해선 안 된다. 기존 일반 고교는 90점 학생과 40점 학생을 섞어놓고 가르친다. 교사들 열의가 식고 학습 분위기도 산만해질 수밖에 없다. 외고·자사고 없앤다고 붕괴해버린 공교육이 정상화되지 않는다. 일반고에서 과목별로 수준별 수업을 대거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 집에서 가까운 일반고에서도 학습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면 굳이 외고·자사고로 가겠다는 수요도 줄어들 것이다. 외고·자사고는 학비를 일반고 3배 받는 대신 정부 예산 지원을 받지 않는다. 교육 당국은 그만큼의 돈을 다른 학교들 수업 질()을 끌어올리는 데 쓸 수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새로 들어서는 정권마다 자기 취향에 맞게 교육 제도를 뜯어고치려 든다는 것이다. 골병 드는 것은 학교와 학부모다. 5년짜리 정권이 개교 수십년이 된 학교들을 자기 마음대로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발상 자체가 놀랍다. 뒤집고 없애고 폐지하는 걸 밥 먹듯 할 수 있는 걸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5년 뒤에 또 무슨 회오리 바람이 불지 알 수 없다.

정부는 교육 개혁의 중요 사안들은 여야 정치권, 교육계, 학부모 등 이해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국가교육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수명이 5년이 아니라 50, 100년이 되는 안정적인 교육 정책을 모색해보자는 뜻일 것이다. 그렇다면 외고·자사고 문제도 정권·교육감이 취향대로 손댈 것이 아니라 국가교육위원회에서 국가 미래를 내다보는 관점에서 다뤄야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15/201706150364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