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4월 14일 일요일 오늘의 세상 4월 11일 미국 워싱톤에서 열렸던 한미정상회담은 한국 언론에서 정상회담이라 했지만 정상회담도 아니고 문재인이 미국 트럼프에게 불려가서 미국의 확고한 의지를 일방적으로 듣고 온 여행이었다. 동아일보 사설도 그렇다 ● [사설]설득 대상은 트럼프 아닌 김정은임을 다시 일깨운 韓美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협상 원칙은 2·28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전혀 변함이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새벽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에서 입장 변화를 타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제재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재개에 대해서도 그는 “지금은 적기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 추진에 대해선 “한국이 파악하는 북한 입장을 가능한 한 조속히 알려 달라”고 주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메시지는 분명했다. 문 대통령이 설득해야 할 사람은 자기가 아니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며, 김정은의 태도 변화 없이는 합의를 이루기 어렵다고 못 박은 것이다.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할 필요성에 동의하면서도 새로운 대북 협상 카드는 내놓지 않았다. 스몰딜 가능성을 부인하진 않았지만 “지금은 빅딜을 얘기하고 있다”며 북한의 선(先) 핵포기를 강조했다. 이번 회담 결과 문 대통령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청와대는 회담 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지만 이견이 여전함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사전에 의제 조율을 제대로 한 것이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이제 북-미 간 ‘중재자’가 아닌 트럼프 대통령의 뜻을 김정은에게 전하는 ‘메신저’ 역할에 충실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에 따라 갈수록 대미 강경 자세를 굳혀가는 김정은을 설득해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김정은이 남북 회담 제의를 받아들일지조차 미지수다. 김정은은 이미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키겠다는 적대 세력에 심각한 타격을 줘야 한다”고 천명했다. 최고인민회의에선 원로세대를 측근들로 물갈이해 집권 2기 체제를 꾸렸다. 특히 명목상 북한을 대표하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마저 최측근을 앉히고 자기 아래에 두면서 자신이 명실상부 유일한 국가수반임을 알렸다. 이처럼 북한을 ‘김정은 국가’로 정비하면서 내부 결속을 위해 대외적으로는 대담한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동안 언급을 자제해 왔던, 핵무기를 뜻하는 ‘평화수호의 위력한 보검’이란 말도 나왔다. 문 대통령이 마주할 상황은 녹록지 않다. 당장은 남북,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하되 한편으론 한반도 정세의 급작스러운 긴장에 대비해야 한다. 특히 남북 간 합의마저 무효화되는 사태로 전개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남북 교류·협력사업의 중단은 물론이고 군사적 합의 파기까지 염두에 두고 ‘플랜B’를 마련해야 한다. 이번 방미 결과가 일깨워준 교훈은 편의적 낙관(wishful thinking)은 늘 기대를 배신한다는 사실이다. 원문보기:http://news.donga.com/Column/3/all/20190412/95030771/1 ●트럼프 “남북미 정상회담 개최 金에 달려…개성공단 금강산 재개 적기 아냐” 韓美 정상, 워싱턴에서 2시간여 회동/ 트럼프, 對北 인도적 지원 수용하면서도 개성공단·금강산은 “지금은 적기 아니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추가 회담 가능성을 문 대통령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기(in the right time)가 되면 적극 지지할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적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시점에서 우리는 ‘빅 딜’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압박을 당분간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곧 4차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입장을 가능한 조속히 알려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10분 경부터 1시간 40분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을 잘 알게 됐고, 존경하고 있다”면서도 “지금까지 북한과 좋은 논의를 해왔지만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남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하다”면서도 “(개최 여부는) 김 위원장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제3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문 대통령과 논의한 트럼프 대통령은 “차근차근 진행될 것이다. 빠른 과정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구상 중인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서도 유보적인 태도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제재를 “적정하다”고 평가한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식량 등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여지를 열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인도적인 이슈에 대해 논의할 것이고, 그 점에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한국이 식량 지원 등을 북한에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대화의 끈을 여전히 유지하면서도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가 있기 전까지 제재 완화 등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도 결코 실망할 일이 아니라 더 큰 합의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대화의 모멘텀을 계속 유지시켜 나가고 또 가까운 시일 내에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라는 전망을 세계에 심어 주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 미국과 함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의 최종적 상태라는 비핵화 목적에 대해 완벽하게 동일한 생각을 갖고 있다”며 “완전한 비핵화가 끝날 때까지 공조할 것이라는 점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본격적인 비핵화 대화 동력 마련에 나선 문 대통령은 곧 김 위원장을 만날 계획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만간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계획임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내에 방한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이번 방미를 시작으로 남북, 한미 정상 간 릴레이 회동이 연이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원문보기:http://news.donga.com/home/3/all/20190412/95017105/1?co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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