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품위 없이 거칠게 쓰는 집안이 있었다.
그런데 요즘 세상에 드물게 삼대가 한 집에 살았다.
할아버지가 점심을 먹고 낮잠을 즐기고 할머니는
점심을 먹은 후라 바람이라도 쐬려고 며느리에게 콧구멍에
바람을 넣고 오겠다며 나갔다.
며느리는 점심 설겆이를 하느라 싱크대 앞에 서 있고
다섯 살 된 손자는 TV 만화를 보고 있었다.
전화벨이 울리자 손자는 들은 체도 않고 TV에 혼이 빠져 있었다.
계속 울리는 벨소리에 짜증이 난 어머니가 고함을 질렀다.
어머니 : "똘이는 머하고 자빠졌노? 전화 안 받고..."
아들이 마지못해 수화기를 들었다.
전화기의 소리 : "할아버지 좀 바꾸어라"
아들 : "할배는 밥 묵고 뒤버져 자는데요"
전화기의 소리 : "깨워서 좀 바꾸렴"
아들 : "깨우면 지랄 할낀데요."
전화기의 소리 :"그럼 할머니 좀 바꾸어라"
아들 : "할매는 코구멍에 바람 넣으러 나갔는데요."
전화기의 소리 : "어른 좀 바꾸어라"
아들 : "(엄마를 향해) 엄마 전화 받아라"
어머니 : "누군데?"
아들 : "어떤 놈인지 내가 우째 아노."
. . . . . . ......... 전화가 툭 끊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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