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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 난 kbs 사장 정연주씨 이야기 -1-

modory 2008. 1. 4. 09:30
 

 kbs 정연주씨 이야기 -1- <조선일보에서 (2008년 1월 4일)>

정권찬양 앞장섰던 나팔수들의 현주소 - 정연주 사장 4년만에 돌연 “권력 비판해야”

“KBS 망친 사람이…” 내부서도 냉소 

그동안 정권과 코드 맞추고 아들 병역문제 때는 거짓말 

정연주 KBS 사장이 올 신년사에서 “오만한 권력에 대해서 의연하고 당당하게 비판해야 한다”고 임직원에게 주문해 안팎으로부터 냉소를 받고 있다. 지난 2003년 노무현 정권 탄생과 더불어 KBS 사장에 취임한 정 사장이 4년여 재임기간 중 발표한 2차례의 취임사와 5차례의 신년사에서 권력 비판을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정 사장은 지난 2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정치 권력이든 자본 권력이든 언론 권력이든, 혹은 사회적 집단이 집단 이기주의를 위해 권력 확대를 꾀하건 우리는 비판해야 한다”며 “특히 오만한 권력, 지배하려는 권력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비판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공영방송의 당당하고 의연한 위상과 확실한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며 “특히 지금과 같은 정치적 변화의 과정에서 (KBS가) 정치적 독립성을 확실히 뿌리내리도록 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신년사에 대해 KBS 간부 위주로 구성된 공정방송노조는 3일 “편파 왜곡, 코드 방송으로 KBS의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킨 정 사장이 낯뜨거운 말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KBS 관계자는 “대선 보도를 둘러싼 불공정 시비, 경영 실패 등으로 사퇴설이 나돌자 정 사장이 사장직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그런 식으로 표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사장의 임기는 2009년 11월까지다.

정 사장은 그동안 현 정권과 코드가 일치하는 내용을 임직원에게 강조해왔다. 2004년 신년사에서는 “정치 개혁을 이루어내고 우리 사회가 한 발짝 더 진보적인, 열린 사회로 가는 데 KBS가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2005년 신년사에서는 “해방 이후 우리 사회를 지배했던 어두움을 걷어내고 빛이 다시 부활하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정 사장은 2005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아들의 병역면제 논란이 불거졌을 때는 태연하게 거짓말을 했다. 당시 그는 “(아이들의) 뿌리를 뽑아 (한국으로) 움직인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18년 동안 미국에 머문 두 아이는
미국 시민권을 갖게 됐고, 나는 두 아이를 늘 그리워하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발언이 있기 3개월 전에 정 사장의 장남은 이미 삼성전자의 한국 본사로 발령받아 근무 중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예전에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으로 재직하던 시절 고위층 자제들이 미국 시민권을 얻어 병역을 기피하는 현실을 비판했던 그였으나, 바로 자신의 아들 2명도 같은 사유로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것도 나중에 드러났다. KBS 노조 관계자는 “정 사장은 자기 편리한 대로 생각하는 데 능한 사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