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글 모음♠/♧ 시 모음

8월 / 오세영

modory 2008. 8. 15. 08:41

8월


               ◐ 8월 ◑  
                       오세영 
              8월은 분별을
              일깨워 주는 달이다.
              사랑에 빠져
              철없이 입맞춤하던 꽃들이
              화상을 입고 돌아온 한낮,
        우리는 안다.
         태양이 우리만의 것이 아님을,
        저 눈부신 하늘이
        절망이 될 수도 있음을,
     누구나 홀로 태양을 안은 자는
     상철 입는다.
     쓰린 아픔 속에서만 눈뜨는 성숙,
     노오랗게 타 버린 가슴을 안고
     나무는 나무끼리 풀잎은 풀잎끼리
     비로소 시력을 되찾는다.
           8월은
           태양이 왜 황도에만 머무는 것인가를    
           가장 확실하게
           가르쳐 주는 달◈


'♠시와 글 모음♠ > ♧ 시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재만 시인의 호주머니  (0) 2008.10.25
별 / 조우성  (0) 2008.08.15
바다와 여인  (0) 2008.08.04
바다의 여인들  (0) 2008.07.21
한낮의 소나기 / 글 이윤선  (0) 2008.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