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글 모음♠/♧ 시 모음

남재만 시인의 호주머니

modory 2008. 10. 25. 15:46


  ★★남재만 시인의 호주머니★★
  ✄호주머니
금년에 윤달이 있어
수의를 장만해야겠다고
아내에게 말했더니 아직은 아니라고 펄쩍 뛴다.
가마우지가 
물고길 잔뜩 삼키고 와서는 
새끼들에게 토해내어 먹이듯
나도 부지런히 호주머니에 
돈을 삼키고 와서는
새끼들에게 토해내어 먹였는데
이제 새끼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나니 
나와 아내 둘만
빈 둥지에 동그마니 남았다.
이제 더 이상 호주머니가 필요 없어
호주머니 없는 수의를 장만하고픈데.
아내는 한사코
아직은 아니란다.☻


  언제 호주머니 없는 옷을 입을 지도 모를 나이건만 
  그래도 아내는 호주머니 없는 옷을 준비해서는 안 된다니
  천년 만년이나 살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을 것인가?
  아니면 산지 사방으로 흩어져 사는 자식놈들이 행여 손이라도
  벌릴 줄 모른다는 우려일까?
  부모는 자식들의 거름이거늘....  
▶ 위 사진은 권기룡 형의 은빛사진 작가회의 개인전에 출품되었던 
김주일 작가의 작품입니다.

^^* 東雲2008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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