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2:40
글과 그림 이광두
한밤의 微燈
홀로 새벽을 엽니다. 그리고
居室의 微燈과 마주 앉아 얘기를 나눕니다.
조금은 선듯하지만 이내 따스한 체온을
나누는 이 작은 燈에게는 줄줄이 풀어내는
수많은 이야기가 있어 즐겁습니다.
실타래를 풀어내듯 얼레의 팽팽한 연줄같은
추억을 불러 오기도 하지만,
기억하기 싫은 후회 투성이의 삶의 旅程도
있어 지우려 지우려 몸부림도 쳐 봅니다.
무엇보다 그리운 事緣도 있어 혼자 웃음을
머금은 채 중얼거리는 失性함도 있습니다.
모든 세상이 잠든 이 늙은이의 AM 2:40 !
노인의 生理라고 하기에는 어김없는 이 時刻이
나에게는 더 없이 즐거운 삶의 옛길입니다.
<사진 메모 / 한밤 졸고 있는 居室의 微燈을 촬영>
夜來香
무슨 일일까?
妖婦의 毒氣에 가까운 짙은 이 향내는
가만히 자리에 앉아 있지 못하게 합니다.
한밤에 일어나 온 집안을 감싸며 퍼져 있는
이 자스민 香氣란 말에 浪漫을 떠 올리지
말았으면 합니다.
夜來香이란 작고 가냘픈 볼품 없는 식물입니다.
손톱같이 작은 꽃잎은 밤에만 와서 밤에만 피는
문자 그대로 夜來香입니다.
밤에만 꽃 피는 밤의 꽃,
밤에만 뿜어내는 이 깊고 짙은 香氣는 필시
무슨 말 못할 깊은 恨 맺힌 事緣이라도 있는건가?
그 香이 장난이 아닙니다.
햇살이 쏟아지는 아침이 열리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꽃도 향도 소리 없이 접고 마는 이 夜來香 !
<사진 메모 / 베란다에 있는 할멈의 庭園에서 夜來香
꽃잎의 近接 촬영>
에라이샹 / 夜來香
남풍은 맑고 서늘하게 불어오고
소쩍새 울음소리 처량하구나.
달 아래 꽃들은 모두 꿈에 젖는데
오직 야래향만이 향기를 뿜누나.
난 이 아늑한 밤 빛과 소쩍새의
노랫소리도 사랑하지만
아래향을 품에 앉고 꽃잎에 입맞춤하는
그 꽃 같은 꿈은 더욱 사랑합니다.
아래향, 난 널 위해 노래해,
아래향, 난 널 그리워 해.
아 ~ 난 널 위해 노래하고 널 그리워 해.
에라이샹, 에라이샹, 에라이샹.(夜來香의 중국말)
<1995년 42세 나이로 夭折한 '아시아의 歌姬', '첨밀밀/
甛蜜蜜' 이란 노래로 우리에게 친숙한 등려군 / 鄧麗君/
덩리쥔/의 夜來香의 노랫말이다. / 斗>
東雲 學兄 !
우선 學兄의 作品속에서 여섯 손주들의 초롱한
눈빛과 재롱을 앞에 놓고 세상을 모두
품고 사는 學兄의 多福하심에 마냥 부럽고
더불어 함께 즐거웠습니다.
여러곳의 홈피나 메일에서 學兄의 行跡을
낱낱이 읽고 있나니 이 또한 즐거움입니다.
보내주신 芝薰의 文學館, 그의 詩碑와 詩語에서
<박사 꼬갈>의 質感에 마음까지도 푸근해
집니다. 靑鹿의 눈빛도 함께 보았습니다.
文學의 香氣를 접하면서 , 먹고 마시고 放談하는
莫然한 노인들의 시간 접기식의 旅行길이 아님에
感謝드리고 싶습니다. 共感합니다.
겨울새
한겨울 小寒에
언 몸 녹이는 봄비가 내린다.
옛날 옛날 그 옛날에
어느 산골 학교에서 단발 머리
소녀 선생이 살았습니다.
눈부신 햇살 물고
숨 가삐 달려온
너의 작은 소망은
연미색 가슴되고
나에게 세권의 책을 놓고 갔습니다.
죠나단의 갈매기의 꿈/
높이 높이 오르세요.
더 멀리 보일꺼예요.
요란한 몸짓으로 깃을 털며
불가에 날아와
山얘기를 떨구며
꿈을 틔우던 너는
찻잔 속에 내려 앉은
작은 산새.
작은 스케취 붘/
미루나무 낭낭꼭지에 걸린 그리움
잘도 그려내고
수선스런 날개짓.
출렁이는 기쁨.
수다하게 내려 놓은
노란 꽃비늘
때 묻은 빛바랜 스크랲 시집 한 권/
차디찬 겨울 숲속에서 뿌린 은밀한 얘기는
노란 빛깔로 싹을 틔웁니다.
그림을 잘도 그리는 작은 산새.
둥지없는 山을 향해
어언(凍) 울음 안고
물빛 젖은 공허만 남긴 채
떠나간 너의 빈자리
오리나무 빈가지에
스물스물 물길 트는 봄의 소리
나는 지금 그 소릴를 듣고 있지만.
조금씩 조금씩 허물어져 갑니다.
지금 내 찻잔에
빈 겨울을 놓고 갔구나.
가슴에 刻印한 잔인한 흔적 남긴
지금 그 산새는
엄청 늙은 작은 할멈이 되었겠지.
슬픔을 본다.
작은 겨울새야
想念의 숲길.
새벽의 居室에서 分別하기 힘든 어둠과 마주
하고 있노라니 공연히 가슴이 설레입니다.
괜한 소리를 해 된 것은 아닌지?
다시 잠을 청해야 하겠습니다.
AM 2:40 !
想念의 긴 숲 터널을 지나 다시 잠자리에 누워
그 덩치 큰 아침 해를 그리며 잠을 청해야
하겠습니다.
한밤,
나에게는 이른 새벽이기에 일어나 이런 저런
만가지 생각에 잠기며 혼자 희죽희죽 대는 모습을
보여 드려 죄송하지만 누구인들 이 나이에 그런
생각, 그런 기억 안하고 사는 이가 어디있으랴?
동병상린, 아니 동병동린이란 말로 접어두고
싶습니다 <대구 光斗>
<사진 메모 / 이 시각에 잠시 창밖으로 눈을
옮겨 잠든 세상 모습을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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