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19일 동아일보는 "지상파 방송 드라마에 제대로 된 가정이 없다"
는 사설을 썼다. 그 전문을 보면....
15일 밤 SBS 주말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선 남성 동성애 커플이 나란히
침대에 누워 팔베개를 하다 포옹하는 모습이 방영됐다.
“우리 사랑도 사랑이라고. 몸 붙은 쌍둥이처럼 그렇게 우리 사랑하다 죽자”고
말하는 장면을 놓고 시청자 게시판에선 거센 논란이 벌어졌다.
현직 교사라는 시청자는 “가족 간 갈등과 해결 과정을 그리는 드라마를 넘어
지나치게 동성애를 포장하는 것 같아 우려된다. 방송의 교육적 파급력을 신중히
고려해 달라”고 요구했다.
성적 소수자(少數者)의 인권을 존중하는 것과 그들의 사랑을 가족이 시청하는
안방매체에서 보여주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방송법은 ‘시청자의 윤리적 정서적
감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남성 커플의 등장 빈도가 늘면서
“닭살이 돋아 채널을 돌린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더구나 밤 10시에 ‘15세 시청가’로 방송돼 온 식구가 보다가 “아이들에게
설명하기 곤란하다”는 시청자가 많다. 동성애 부분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감동적
가족애를 그렸다는 견해도 있기는 하다. 성적 소수자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겠다는
작가의 의도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사회의 수용성(受容性)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국가기간방송 KBS 드라마에도 제대로 된 가정은 절반에 불과하다. 시청률 40%를
넘긴 KBS 2TV ‘제빵왕 김탁구’에선 사장이 보모와 사통해 아들을 낳고,
사장 부인도 비서실장과 불륜을 저질러 아들을 낳았다.
‘착한 사람이 이기게 돼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지만 극히 비정상적인
가정 구도가 거북한 게 사실이다.
KBS 김인규 사장은 올 3월 “KBS의 살길은 공정성을 확보하고 선정성을 배제해
확실한 공영 방송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아침드라마 ‘엄마도 예쁘다’부터 일일드라 마 ‘바람불어 좋은 날’과
주말드라마 ‘결혼해주세요’까지 외도 드라마가 버젓이 전파를 타고 있다.
공영방송으로서 불륜 소재라야만 시청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고식적 사고에서
탈피하는 노력 없이 수신료 인상만 주장한다면 곤란하다.
국민의 재산인 전파를 통해 돈을 벌어들이는 방송사가 국민 정서와 사회적 윤리,
파급력을 외면할 수는 없다.
방송의 공적 책임에 대해 방송법 5조는 ‘방송은 건전한 가정생활과 아동 및
청소년의 선도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음란, 퇴폐 또는 폭력을 조장하여서는
안 된다 ’고 명시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불륜드라마 공해로부터 가정을
보호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