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 전문법인 '한국 카리타스' 설립
"해외원조·대북지원 적극 나서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을 것"
한국 천주교가 해외 원조와 대북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세계 천주교계의 국제 구호기구 '국제 카리타스'의 회원으로 활동해온 '한국 카리타스'는 재단법인 '한국 카리타스 인터내셔널'을 창립하고 본격적인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한국 카리타스 이사장 안명옥 주교<사진>는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구촌의 가난한 이들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품위를 누릴 수 있도록 사랑을 실천하는 일을 투명하고 적극적으로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 주교는 재단법인 설립 이유에 대해 "투명성과 공개성을 높여 재정 관련 오해를 피하고 국제적·정부적 차원에서 인정받아 활동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한국 카리타스는 지난해 아이티 지진, 과테말라 폭풍, 파키스탄 홍수 등 피해에 대한 긴급구호, 스리랑카 빈곤지역 자활 지원 등 모두 30개 해외원조 사업에 175만달러(약 19억5000만원)를 지원했다.
안 주교는 "1년에 한 번 해외원조 주일에 천주교 성당들에서 특별헌금을 모아 원조 기금으로 활용해 왔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후원금을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 주교는 해외 원조와 함께 대북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메리놀외방전교회 한국지부장인 미국인 함제도 신부를 대북지원본부장으로 위촉했다. 안 주교는 "여러 차례 방북(訪北) 활동을 통해 북한 정부 기구를 잘 알고 있는 함 신부님을 통해 대북 지원 방안을 활발히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 주교는 또 "현재 천주교의 여러 교구와 단체로 흩어져 진행되고 있는 대북 지원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퇴비 지원 등 농업개발 사업, 어린이를 위한 병원 신축 등에 힘을 모으겠다"고 덧붙였다.
한국 카리타스는 1975년 '인성회(仁成會)'라는 이름으로 설립되어 외국 천주교의 원조를 받아 한국 사회를 개발하는 사업을 펼쳤다. 이후 한국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1993년 한국천주교주교회 산하의 해외 원조 담당기구로 개편됐고, 지난해까지 19년 동안 84개국에 239억원을 지원했다.
세계적으로는 국제 카리타스가 165개의 회원기구를 갖고 있다. '카리타스(caritas)'는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뜻하는 라틴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