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위선자' 카터,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趙甲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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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방문했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만인의 예상대로 자신이
김정일의 충실한 대변인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그가 지난 4월 27일
‘디 엘더스(The elders)’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보면 이 사실을 여실히
확인할 수 있다.
우선 그는 “이곳 평양에서 바쁜 스케줄을 보내는 내내 일관되게 들은 것은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원하고 있으며, 어떤 주제에 대해서든지
전제조건 없이 미국, 한국 모두와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듣기는 그럴듯 하다. 하지만 북한이 말하는 ‘전제 조건 없는 대화’란,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 등에 대한 시인 없는 대화재개를 말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는 대한민국의 군인과 민간인을 살상한 도발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것에 다름 아니다.
카터는 또 “큰 난제는 그들이 미국으로부터의 안전보장 없이는 핵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면서 북한의 일관된 주장을 다시 확인했다.
북한이 말하는 ‘미국으로부터의 안전보장’이란, 김정일 세습전제정권의
안전보장을 의미한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인권의 대변자를 자임해 온 카터에게 묻겠다.
인민을 굶겨 죽이고, 때려 죽이고, 얼려 죽이는 압제자 김정일의
‘안전을 보장’하는 과연 평화와 인권이라는 대의와 미합중국이라는
국가의 이상(理想)에 부합하는 것인지 말이다.
카터 전 대통령의 주장 가운데 가장 경악스러운 부분은 그가 “한국전쟁을
끝낸 정전협정 이후 60년 이상 북한과 한국이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것은 비극”이라면서 “나의 조국인 미국은 한국의 보증인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큰 우려를 만들어내고 북한의 정치적 에너지와 자원들을
소진시키고 있다”고 주장한 대목이다.
카터는 뭘 잘못 알아도 단단히 잘못 알고 있다. 지금 한반도에서 최대의
비극은 ‘한국전쟁 이후 60년 이상 북한과 한국이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한국전쟁 휴전 이후 60년 이상, 그리고 동서냉전이 해체되고도 20년 이상이
지나도록, 김씨왕조가 무너지지 않고 있는 게 바로 비극인 것이다.
또 카터의 조국인 미국이 한국의 보증인으로 기능해 온 것은 정신이 제대로
박힌 미국인이라면 응당 자랑스러워해야 마땅한 일이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불모지였던 한반도에 이승만이라는 인물을 통해
미국이 추구해 온 자유와 민주주의, 시장경제가 이식(移植)되고,
그 노력이 열매를 맺어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 과정에서 미국은 한국의 안전을 책임져 주었고, 막대한 원조로
우리 부모 세대의 기본적인 삶의 조건들을 충족시켜 주었으며,
관대하게 시장을 열어 주었다.
제2차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의 여러 개발도상국들을
지원했지만, 그 중에서 가장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것이 대한민국이라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다.
오늘날 많은 미국인들은 미국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로부터
“당신들이 후진국을 위해 무엇을 해 주었는가?” “당신들의 후진국 지원이
어떤 열매를 맺었는가?”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대한민국을 보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있다.
그런데 카터는 자신의 조국이 거둔 이런 성취는 눈에 보이지 않고,
그것이 북한, 좀더 정확히 말하면 김정일집단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한 부분만
보이는 모양이다.
카터는 “나의 조국인 미국은 한국의 보증인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큰 우려를
만들어내고 북한의 정치적 에너지와 자원들을 소진시키고 있다”고 말했지만,
북한의 정치적 에너지와 자원들을 무의미하게 소진하고 있는 것은
바로 김정일 자신이다. 김정일이야말로 1970년대 중반 김일성의 후계자로
내정된 이래 김일성과 자신의 우상화에 북한의 한정된 정치적 에너지와
자원들을 무분별하게 투입해 북한의 몰락을 가져온 장본인이다.
그는 지금도 굶주리고 있는 인민들을 구제할 생각은 않고 대량살상무기와
핵무기 개발, 친위(親衛)무력과 정권보위기관의 유지, 그리고 금수산기념궁전
유지 등에 '정치적 에너지와 자원'을 낭비하고 있다. 이런 낭비만 없어도
북한의 기아문제는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정치적 에너지와 자원의 소진'에 대한 책임을
미국에 묻는 것은, 카터가 얼마나 도착적(倒錯的)인 사고(思考)방식의
소유자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주제넘게도 카터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남북간의 더 나은
관계를 구축하는데 매우 도움이 됐다고 평가하면서. “현 상황과 관련해서는
남북간에 핵심 이슈들에 대해 공식적인 대화가 없는 상황이며,
한국의 동맹국인 미국도 북한과의 직접적인 대화는 거부하고 있고,
한미 모두 북한의 절박한 식량부족에 대해 지금은 지원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일 압제정권을 연장시킨 햇볕정책을 찬양하고, 현재 남북관계가 경색된
책임을 한미에게 돌린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
박왕자씨 살해사건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긴 카터의 도착 증세는 뿌리가 깊다.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체제를 향해서는
인권외교라는 미명 아래 온갖 압박을 가하던 1978년 4월, 카터는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세스쿠를 맞은 자리에서 “우리는 신념과 목표를 공유한다”면서
“정치와 경제의 공정한 체제를 갖고, 개인적 자유를 누리고, 인권을
향상시켜야”운운했다.
과거 차우세스쿠와 ‘신념과 목표를 공유’했던 카터는 지금 김정일과
‘신념과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이번 평양 방문 중 카터가 “디 엘더스의 방문이 북한이 외부세계에
덜 비밀스러운 곳이 되도록 돕고, 북한이 직면한 심각한 도전 뿐만 아니라
그들의 발전 포부를 우리가 전달해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것은
그가 ‘신념과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 김정일 정권의 대변인 노릇을
계속하겠다고 자청하고 있는 것으로 들린다.
카터가 차우세스쿠 환영사에서 했던 찬사에 대해 루마니아인들은
“카터의 발언은 역겹고 위선적이다”고 일갈한다.
그리고 미국인 북한인권운동가 수전 숄티 여사는 카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인권에 대해 신경 쓴다고 주장하는 미국의 전직 대통령이 이제 김정일 정권의
대변인(mouthpiece) 역할을 하면서 한국전쟁을 연장시키려 하는 데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 지미 카터가 노벨평화상 수상자라는 것은 김대중이 그 상의 수상자인
것만큼이나 노벨상의 권위를 위해 창피한 일이다.
카터보다는 수전 숄티 여사가 훨씬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
한국의 법조인, 국회의원 등이 앞장서서 숄티 여사를 노벨평화상 후보자로
추천하는 운동이라도 벌이면 어떨까?
이 따위 김정일 앞잡이 같은 미국 전 대통령에게 한국 외무장관이 접대를
하는가? 이명박 정권의 하는 짓을 보면 선거 참패는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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