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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속에 성 추행

modory 2012. 5. 9. 16:51

명화 속에 성추행 - 조선일보에서


이탈리아 바로크 미술의 거장(巨匠)이자 여성으로 드물게 이름을 남긴 화가인 
아르테미지아 젠틸레스키(Artemisia Gentileschi· 1593~1652)의 첫 그림,
 '수잔나와 장로들'이다. 
 성경 중 다니엘서의 외경(外經)에 기록된 장면으로, 홀로 목욕을 하던 
 아름다운 부인 수잔나가 장로들에게 추행을 당하고 있다. 
 그녀를 숨어서 지켜보던 장로들은 순순히 자기들의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외간 남자와 놀아나는 것을 보았다고 고발하겠다며 겁준다. 
 그들의 협박에 굴하지 않았던 그녀는 결국 사형을 선고받는다. 
그러나 청년 다니엘의 기지로 사실이 밝혀진 후, 장로들은 처형당했다.

 


다니엘의 지혜와 수잔나의 고결한 품성이 위기의 순간에 기적 같은 구원을 
불러왔다는 이야기는 르네상스 이래 많은 미술품의 주제가 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그림 속 수잔나는 오히려 욕망의 눈길을 부르는 
유혹적인 자태를 과시한다. 
사실 수잔나의 이야기는 성경을 방패 삼아, 무방비 상태에서 목욕하는 여인의 
누드를 눈앞에 펼쳐 놓을 수 있는 훌륭한 소재였던 것이다. 
장로들이 수잔나를 훔쳐볼 때, 한 발자국 떨어져 이 그림을 보는 사람들은 
수잔나뿐 아니라 타인의 은밀한 범죄 행각까지 목격하는 이중의 쾌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젠틸레스키의 수잔나는 그림의 안과 밖에서 그녀를 더듬는 추악한 
눈길을 거부하며 공포와 절망, 수치와 혐오를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다. 
불행히도 젠틸레스키는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승인 타시로부터 강간당한다. 
재판 과정에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문을 당한 것은 그녀였고, 
타시는 유죄판결을 받고도 징역을 피해갔다. 
그녀의 현실에서 성경 속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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