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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아내의 신발

modory 2013. 4. 3. 18:00

                                

일찍 하얀 꽃송이를 터뜨린 벚꽃들이 흰구름처럼 피어오르더니 어느새 하얀 눈송이가 되어 하염없이 날린다. 아름다운 계절에 한편의 시가 꽃잎처럼 날아왔다. - - 아내의 신발 - - 현관 바닥에 아무렇게나 벗어 놓은 뒷굽이 삐딱하게 닳아빠진 아내의 신발 못난 신발이지만 나에겐 가장 푸근한 신발이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아내의 신발이 있으면 마음이 놓인다. 퇴근 후 현관문을 열었을 때 아내의 신발이 보이지 않으면 왠지 불안하고 우울하다. 내 마음의 안식 아내의 신발. 언제까지 저기 저 자리에 놓여 있을까 아내의 신발이 사라지는 날 슬픈 그날이 영원히 오지 않기를 불안한 마음에 현관에 놓인 아내의 신발을 아내 몰래 가만히 만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