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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014년 사태 - 세월호 침몰에 함께 가라앉는다

modory 2014. 5. 19. 10:27

조선일보 2014.05.19 03:00

[KBS 사태] KBS 외압 논란… 靑 압력 있었나, 吉사장 과잉 반응했나

최재혁 기자

[보도 개입 놓고 공방]김시곤 前보도국장 "靑 요구, 길 사장이 증폭시켜 지시"노조 "사장이 갑자기 김시곤 사퇴 요구한 건 靑압력 때문"靑 "외압 주장은 과장·왜곡"… 길 사장도 "사실 아니다"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이 청와대와 길환영 KBS 사장으로부터 외압(外壓)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KBS 기자협회가 조건부 제작 거부를 선언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김 전 국장은 청와대 보도 개입의 주체로 길 사장을 지목했으나 청와대는 외압을 행사했다는 주장은 과장·왜곡이라는 입장이다.

◇靑 실제로 개입했나

김 전 국장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1년 5개월을 보도국장으로 일하는 동안 청와대와 길 사장으로부터 여러 차례 보도 관련 외압을 받았다"며 구체적인 사례를 들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18일 공식 반응을 하지 않고, 향후 국회 운영위원회가 이 문제를 다루게 되면 그때 정식으로 해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김 전 국장 주장 가운데 적지 않은 부분이 KBS 내부 문제라고 보고 있다.

    김 전 국장이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정부 쪽으로부터 해경을 비판하지 말라는 요청을 여러 차례 받았다"고 한 데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당시 청와대는 KBS 말고 다른 언론에도 '구조가 시급한 단계에서 해경의 사기를 너무 죽이진 말아 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했었다"며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해당 언론사의 몫"이라고 했다.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김 전 국장이 "대통령 해외 순방 때마다 꼭지(보도하는 기사의 수) 늘리기 고민이 컸다"고 말한 데 대해 "외국 순방 때 대통령의 활동이 언론에 좀 더 실리도록 (여러 언론사에) 노력하는 것은 (청와대) 참모들의 당연한 임무 아니냐"고 했다.김 전 국장은 "(길 사장이) '청와대로부터 연락이 왔다'며 내게 회사를 그만두라고 했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시 (청와대 앞에) 유족들이 찾아온 후 사안의 심각성을 KBS 측에 전달했을 뿐 누구를 자르라는 식의 얘기는 없었다"고 했다.◇"길 사장이 靑 요구 증폭시켰다"이와 관련, 김 전 국장은 18일 "밖에서 연락이 오더라도 받아들이기 나름"이라며 "청와대로부터 전화는 받았지만 어떻게 보면 그쪽 사람들의 소임이기도 하고 소화를 하거나 걸러내는 건 보도 책임자, 경영진의 소임"이라고 했다. 청와대에서 연락이 오는 것 자체가 외압은 아니지만, 그것을 소화하지 못한 길 사장 등 경영진이 '지시'하는 건 외압이라는 설명이었다.김 전 국장은 "'해경을 비판하지 말아 달라'는 청와대의 연락을 여러 차례 받았지만 계속 비판하는 뉴스를 내보냈다"고 했다. 그는 "해경 조직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뉴스가 잡혀 있었지만 사장의 저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가짜 편집본을 만들어 사장실에 보냈고, 실제 뉴스에서는 원안대로 해경 비판으로 나갔다"고 했다.그는 또 "사장은 그런 전화를 받게 되면 걸러내고 저항할 건 해야 하는데 그걸 더 증폭시켜 100의 내용을 200·300배 증폭시키는 사장이 있는 반면, 50 정도로 걸러서 내려보내는 사장이 있다"고 했다.KBS의 양대 노조와 KBS 기자협회는 "길 사장이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의 항의에 '정면 돌파' 방침을 밝혔다가 갑자기 김 전 국장의 사퇴를 요구한 것은 청와대의 압력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길 사장은 "김 전 국장 측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보도 개입 주체는 길 사장김시곤 전 국장은 보도에 사사건건 개입한 주체는 길환영 사장이라고 했다. 김 전 국장은 지난 16일 KBS 기자총회에 이어, 18일 길 사장의 구체적인 개입 사례를 적시한 문건을 KBS 기자협회를 통해 추가로 공개했다.이 문건에서 김 전 국장은 지난 3일 안철수 새정치연합 대표가 대통령에게 세월호 참사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라고 요구하는 회견을 9시 뉴스에 반영하지 못해 뉴스 하단 자막에 〈안철수 대표 "대통령 통렬한 사과 요구" vs. 새누리, "사고 수습이 먼저"〉라고 넣었는데, 사장이 전화를 해 '그거 당장 빼라'고 주문했다"고 했다.5일에는 길 사장 주재로 본부장, 보도국장, 편집주간, 취재주간이 참석한 회의를 열어 해경에 대한 비판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 전 국장은 "이는 청와대의 일관된 요구였다"고 했다.6일에는 9시 뉴스 예고에 대통령 아이템이 빠지자, "사장이 '왜 예고에 대통령 기사가 안 나갔는지' 묻고 헤드라인에 나가는지, 순서는 몇 번째인지 물었다"고 했다. 그는 "당시 '헤드라인 3번째'라고 하자 길 사장이 '두 번째로 올리라'고 했다"고 했다.

    KBS 사태] 과거 정권도 언론 외압 논란

입력 : 2014.05.19 03:00

    盧정부때 KBS 정연주 사장 탄핵 찬성 인터뷰 안 내보내MB때 경영진 교체 과정서 MBC·YTN 장기파업 불러

    신문과 방송 등 언론에 대한 외압(外壓) 논란은 과거 정권에서도 끊이지 않았다.이명박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파동 직후인 2008년 8월 당시 정연주 KBS 사장을 부실 경영 등을 이유로 해임했다. 당시 야당은 "대통령 탄핵 사유"라며 반발했고 정 전 사장도 이에 불복해 해임 무효 소송을 제기, 승소했다. 이명박 정부는 MBC와 YTN 등에 대해서도 경영진 교체 과정 등에서 정권과 가까운 사람을 심으려 한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이 때문에 방송사 노조들이 파업을 했고 일부 노조 간부는 회사로부터 해직 처분을 받았다.노무현 정부 시절 5년 내내 KBS 사장을 맡았던 정연주 전 사장도 편파 방송 논란에 시달렸다. 2004년 3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 보도 때 KBS '미디어포커스'는 탄핵에 반대하는 사람 7명의 인터뷰를 방송하면서 탄핵에 찬성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등장시키지 않아 논란을 빚었다. KBS는 국회의 탄핵안 가결 장면을 하루 10시간 넘게 되풀이해 보여줘, 한국언론학회로부터 "아무리 느슨한 기준을 제시해도 공정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 전 사장은 앞서 2003년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 위원이었던 재독학자 송두율씨를 미화하는 방송을 내보냈다가 국회에서 사과했다. 당시 KBS의 한 간부는 정 전 사장을 공개 비판하며 사표를 냈다. 노무현 정부는 역대 정권 중 언론 중재 및 조정 신청을 가장 많이(752건) 제기했으며 임기 말에는 정부 부처 기자실을 폐쇄했다.김대중 정부에서는 집권 직후인 1998년 3월 박지원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이 모 일간지 사주를 만나 물컵을 깨뜨리며 보도 방향에 불만을 표시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조선일보·동아일보 등 정권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일부 언론에 대해서는 무리한 세무 조사를 실시해 논란이 일었다. KBS와 MBC 등 지상파방송은 1999년 정부 각 부처의 업무보고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필라델피아 자유메달상' 수상식을 이례적으로 생중계해 당시 야권이 이를 문제 삼기도 했다.

    [KBS 사태] KBS 기자協 "길 사장 사퇴 안하면 오늘 오후6시부터 제작 거부" 신동흔 기자

입력 : 2014.05.19 02:39

    보도국 부장들도 업무 손떼… 뉴스 제작 파행 가능성 커져吉사장, 오늘 직원들 만나기로

    KBS 보도 독립성 침해를 이유로 보도본부 부장들이 보직 사퇴를 밝힌 데 이어, KBS 기자협회도 길환영 사장이 자진 사퇴하지 않을 경우 19일 오후 6시를 기해 '제작 거부'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KBS 기자협회는 18일 비상대책위 회의를 열어 "길환영 사장이 19일까지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이날 오후 6시부터 제작 거부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보도본부 부장급 간부들에 이어 일선 기자들까지 제작 거부에 들어갈 경우 KBS의 뉴스 제작에 파행이 예상된다.

    2014년 5월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사옥에 ‘보도 통제’ 논란에 휩싸인 길환영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내용의 KBS기자협회 대자보가 붙어 있다. /뉴시스

    지난 16일 보직 사퇴를 선언한 KBS 부장들은 19일 오후부터 일제히 업무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KBS는 과거 파업 당시에는 일선 기자들이 제작에 참여하지 않아도 데스크와 고참 기자들을 중심으로 뉴스를 제작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보도국 간부부터 데스크급 일선 팀장, 평기자까지 한꺼번에 업무에서 손을 떼는 초유의 상황이 우려된다. KBS 관계자는 "부장과 팀장들이 보직 사퇴를 선언한 상황에서 일선 기자들까지 제작 거부를 결의함에 따라 뉴스를 어떻게 만들지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길 사장의 개인 비리 의혹도 불거졌다. KBS 노동조합은 18일 "길 사장이 업무와 관련 없는 해외 출장을 가기 위해 방송 제작 예산을 빼서 쓰거나 계열사에 출장 비용을 떠넘겼고, 경쟁력 없는 방송 세트 제작 계열사를 공급 업체로 선정해 지난해 회사에 100억원 넘는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KBS 노조는 이 문제에 대한 감사원 특별 감사를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KBS 측은 노조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노조의 일방적 주장으로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는 것 등은 사실이 아니며 해외 출장은 업무차 정당한 절차를 밟고 간 것"이라고 밝혔다.KBS의 또 다른 노조인 '언론노조KBS본부'가 조합원을 상대로 실시한 사장 신임 투표에서는 17일 마감 결과 97.9%가 길 사장을 불신임했다. 투표에는 조합원 1224명 중 1104명이 참가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19일부터 길 사장의 출근 저지에 들어가기로 했다.그러나 길 사장은 지난 17일 밤 KBS 9시 뉴스 보도를 통해 전날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제기한 '보도 개입' 주장에 대해 "김 전 국장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며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길 사장은 19일 오전 10시에는 KBS TV 스튜디오에서 팀장급 이상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사장과의 대화'를 갖고 이번 논란에 대해 해명하기로 했다. 또 같은 날 오후 3시 기자회견을 열기로 해 이 자리에서 자신의 거취 문제를 밝힐지 주목된다.

    [KBS 사태] 과거 정권도 언론 외압 논란 황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