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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히 언론(言論)의 난(亂)이다. 24시간 뿜어대는 미디어의 선동과 과장, 심지어 거짓이 진실을 뒤덮어 버렸다.
2. 경험-과학-통계에 따르면, 메르스(Mers)는 기존의 전염성 질환 이상이 아니다. ‘독감(毒感) 수준’이라는 표현이 짧지만 정확해 보인다. 메르스를 흑사병(黑死病)처럼 뻥 튀기고 여기에 약간의 거짓과 상당한 선동을 가미한 언론의 행태가 더 큰 문제다.
메르스는 공기로 전염되지 않았다. 병원 안에서 환자의 가래, 기침 등으로 감염된 것으로 나온다. 8일 확인된 10대 확진 환자(16세)도 학교가 아닌 병원 안에서 감염된 사례다. 전국적 휴교(休校)를 결정할 이유도 없었다.
87명의 메르스 확진(確診) 환자 중 두 번째 퇴원자도 나왔다. 감염 후 완치된 의사는 “일찍 진단해 치료받으니 독감보다 큰 고통 없이 나았다”고 말했다. 6명의 사망자는 기존에 다른 질병이 있었다.
3. 정부의 혼선을 틈타서 언론이 메르스 공포를 과장하기 시작했다. 공기(空氣) 감염 가능성(可能性)을 ‘역설’하고, TV패널들은 “정부의 방역(防疫)이 무너진 상태니 국민들 스스로 자신을 지켜야 한다”고 소리쳤다. 공기로 감염된 사례는 없지만 앞으로 1% 가능성은 있다는 논리다.
공기전염 가능성을 인정하면, 사람이 모이는 곳은 피해야 한다. 실제, 호텔도 텅 비었고 明洞 식당가도 썰렁해졌다. 공항마저 한산해 지더니 중국인 요커(유객`遊客)도 급격히 줄었다. 자영업자들은 비명을 지른다. 그럼에도 언론과 여기 편승한 야심가들은 전쟁난 듯 목청을 높인다.
4. 경험-과학-통계에 따르면, 한국에서 메르스보다 더 심각한 질환은 ‘결핵’이다. 2013년 3만6,089명의 환자가 나왔고 1년 동안 2,466명(호흡기 결핵 2,055명)이 사망했다. 한국은 OECD 34개국가 중 결핵 발생률`유병률`사망률 등이 모두 1등이다.
무엇보다 결핵은 공기 감염으로 전파되는 대표적인 질병이다. 서울의대 내과학교실의 허대석 교수는 칼럼을 통해서 “매일 100명이 결핵에 새로 감염되고 6~7명이 사망한다”며 “전염성 있는 결핵균 보균자가 전국에 흩어져 살면서 이동하나 대다수 국민은 그런 사실을 모르고 생활한다”고 말한다. (http://www.medicaltimes.com/News/1097552)
5. 경험-과학-통계에 따르면, 메르스는 2009년 신종플루(H1N1)보다 덜 심각하다. 2009년 8월15일(신종플루 첫 사망자 발생일) 이후 연말까지 5개월 간 신종플루 환자는 74만,835명으로, 1일 평균 5,000명 환자가 나왔고 매일 5명의 환자가 죽었다. 1년간 사망자 사람은 263명으로 집계됐다.
계절 인플루엔자(이하 계절독감)으로 인한 사망자 숫자는 연평균 2,369명(2005~2008년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통계)에 달한다. (http://www.bosa.co.kr/umap/sub.asp?news_pk=159239) 이밖에도 2013년도 폐렴으로 인한 내국인 사망자는 1만,809명, 치사율 21.4%에 달한다. 비브리오폐혈증 사망자는 31명, 치사율 55%에 달한다(통계청 통계).
6. 팩트가 보여준 결론은, 메르스가 신종플루나 일반적 계절독감보다 더 위험하다는 근거는 없다는 것이다. 결핵 등 메르스보다 더 치명적 질병이 많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가려진 채 메르스 공포가 온 나라를 뒤덮게 된 결정적 이유는 言論, 특히 종합편성채널의 공(?)이다. 종편 4사는 피 말리는 시청률 경쟁 속에서 자극적 언사와 선동적 보도가 체질화되었다. 메르스 같은 소재는 종편의 호재(好材) 중 好材다. A방송에서 50의 강도(强度)로 정부를 욕하면 잠시 후 B방송은 60의 강도로 정부를 욕하고 C방송은 70의 강도로 욕한다. 상승(上昇)작용을 일으키며 메르스보다 더 빠르게 메르스 공포를 퍼뜨린다. 국민의 민생, 경제 나아가 보건(保健) 이전에 자신의 방송이 살아야 하기 때문에 다들 그렇게 일한다. 소위 전문가 패널도 이 흐름에 맞도록 구성된다.
7. 정부가 비판받을 대목이 있다면 이 모든 예정된 일탈(逸脫)을 번번이 앉아서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거짓과 선동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지 못했고, 진실을 알리는 자유의 전사를 키우지 않았고, 자유를 지켜낼 진실의 창구도 만들지 않았다. 타협했고 심지어 편승했다. 최경환 부총리는 7일 오전 “메르스는 독감 수준”이라고 발표하고 황우여 부총리는 학교 휴교령을 내린다. 이러니 사기꾼, 도둑놈, 야심가들이 설쳐댄다.
8. 입증되지 않은 희박한 <가능성>이 대세와 주류가 된다면 그 사회는 경험-과학-통계가 아니라 미신(迷信)과 주술, 우상에 지배당한다. 한국이 그 길로 가고 있고 언론은 그 길을 깔고 있다.
written by (사)한국자유연합 대표 김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