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6-03-17 [발언대] 너무 가난한 대한민국 文人들 / 황원갑 역사소설가
2016년 3월 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예술인 5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50%가 예술 외의 다른 직업을 가진 겸업 예술인이다. 이들이 순수예술 활동으로 번 수입은 연평균 1255만원이다. 건축(4832만원)이 가장 많고, 사진(817만원), 미술(614만원), 문학(214만원)은 1000만원을 밑돌았다. 문학이 최하위이다. 이러고도 노벨문학상을 못 받는다며 한탄할 수 있는가.
우리나라 문인은 거의가 가난하다. 원고료 수입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한국문인협회에 등록된 문인은 1만5000명으로 시인이 6000명, 수필가 3000명, 아동문학가와 소설가 각 1000명 등이다. 이 가운데 원고료와 인지세 수입만으로 사는 사람은 1%도 되지 않는다. 물려받은 재산이 있는 사람, 돈 버는 부모나 남편·아내를 둔 사람 등을 제외한 상당수가 다른 일로 생계를 꾸린다. 공무원·교사·교수·언론인·회사원도 있고, 사업가나 농부도 있다. 그러나 다른 직업 없는 문인도 수두룩하다. 나이 먹고 병든 딱한 형편의 문인도 많다.
반면 정부 지원은 형편없다. 시민단체나 운동선수가 받는 금전적·제도적 혜택에 비하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문예진흥기금이란 것이 있지만 대다수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이것이 우리 문인들의 암울한 현실이다. 문화계 전체가 처한 참상이라고 할 수 있다. 굶어 죽는 문인이 나오는 나라에서 '문화 강국'이란 말을 입에 담을 수 있겠는가.
작가와 시인들은 글을 열심히 쓰지만 발표할 지면이 턱없이 모자란다. 월간·계간 문학지는 수백 가지가 넘지만 등록 문인만 1만명이 훨씬 넘으니 늘 부족하다. 그나마 이름이 알려진 문학지는 잘 팔리는 작가, 특히 젊은 여성 작가 위주로 게재하는 비문화적·상업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일부 문학지는 고료를 200자 원고지 1매당 1만원 정도 준다. 하지만 대표적 문학지인 W지와 H지의 70매 단편소설의 고료가 30만원에 불과할 정도로 전체적인 재정 기반은 형편없다. 몇 해 만에 발표할 기회가 생긴 것이 이렇다.
문학은 배부른 사람들의 취미나 소일거리가 아니다. 창작은 치열하게 부닥치는 고행과 같다. 문화도 국가적 자산이다. 소설가와 시인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문예의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모두의 관심과 배려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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