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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블랙리스트의 슬픈 기억 / 서지문

modory 2017. 1. 31. 06:34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의 뉴스로 책읽기] 블랙리스트의 슬픈 기억

조선 : 2017.01.31 03:01

월터 리프먼 '없어서는 안 되는 반론'

두 번이나 퓰리처상을 받았고 '현대 저널리즘의 아버지'로 불렸던 월터 리프먼은 1939년에 애틀랜틱지()에 기고한 '없어서는 안 되는 반론'에서 검열은

()이지만 영화처럼 반론이 동시에 제기될 수 없는 매체에는 검열이 정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영화는 관객의 감성을 사로잡기 때문에 그 영향력은 논리적 설득보다 비할 수 없이 강력하다.

 

우리나라 영화의 메카 충무로가 좌파의 본산이 된 경위는 모르겠으나 지난 10년간 '대박'을 터뜨린 영화 중 '화려한 휴가' '내부자들' '베테랑' 등 다수는 대한민국을 악의 세력이 지배하는 나라, 뒤집어엎어야 할 나라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그런데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후 CJ엔터테인먼트의 이미경 대표가 사임을 강요당했다는 말을 들었다. 나도 CJ엔터테인먼트가 심한 좌편향 영화를 제작 지원하는 것에 분노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이 대표를 불러서 그의 업체가 제작하는 영화가 국민의 국가관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차분하고 진지하게 의논했다면 좋은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어 무척 안타까웠다.

 

이번에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관해서 국회에 전시한 입에 담기도 싫은 박 대통령 패러디 그림은 블랙리스트가 왜 작성되는가를 잘 설명해 준다. 그런 그림을 그리는 화가에게 국민 세금을 지원해서는 안 된다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이 있는가? 블랙리스트는 보수 정권만 만드는 것이 아니고 정부만 만드는 것도 아니다. 노무현 정부 때는 화이트리스트에 오른 좌파 성향 예술가들을 무조건 지원하도록 했다고 들었다. 2007년에 문화예술위원장 공채 심사에서 (후에 통진당에 입당한) 한 인사는 1·2등보다 평점이 훨씬 낮은 3위 후보였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임명됐다. 어느 '진보' 성향 매체가 독자들의 아우성 때문에 한 '보수' 성향 필자를 도중하차시킨 사례도 있었다.

 

블랙리스트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그러나 블랙리스트에 대한 추궁이 시작됐을 때,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부인할 게 아니라 "우리나라 문학, 미술, 공연 예술이 대한민국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경우가 많아서 예술가들 성향을 분류해보라고 자신이 지시했다"고 증언했다면 소위 '블랙리스트'가 흉악한 독재의 도구였다는 인식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1/30/20170130012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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