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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기도 이렇게 태어났다

modory 2017. 2. 28. 06:14
평화의 기도 이렇게 태어났다

 ♥ 평화의 기도는 이렇게 태어났다/

눈 내리는 겨울밤/
불을 끄고 침대에 누었는데, 누가 문을 두드렸습니다. ‘프란시스코’는 귀찮은 생각이 들었지만,
차마 찾아온 사람을 그냥 돌려보낼 수가 없어 불편한 심정으로 일어나 문을 열어 보니,

 험상궂은 나병환자가 추워서 벌벌 떨며 서있었습니다.
나병환자의 흉측한 얼굴에 섬찟했으나 마음을 가라앉히고 정중하게 물었습니다.
“무슨 일로 찾아오셨습니까?”
“죄송하지만 몹시 추워 온 몸이 꽁꽁 얼어 죽게 생겼네요. 

몸 좀 녹이고 가게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문둥병환자는 애처롭게 간청했습니다.
속으로는 당장 거절하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수가 없어 머리와 어깨에

 쌓인 눈을 털어주고 안으로 안내했습니다.
자리에 앉자 살이 썩는 고름으로 심한 악취가 코를 찔렀습니다.
“어떻게 식사는 하셨습니까?”
“아니요. 벌써 사흘째 굶어 배가 등가죽에 붙었습니다.”
‘프란시스코’는 다음 날 아침식사로 준비해 둔 빵과 우유를 갖다주었습니다.
문둥병 환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빵과 우유를 게걸스럽게 다 먹어치웠습니다.
그리고 식사 후 문둥병 환자는 기침을 콜록이며 또 이렇게 부탁했습니다.
“성도님, 지금 밖에 눈이 많이 내리고 날이 추워 도저히 나갈 수없으니,

하룻밤만 좀 재워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할 수 없지요. 그럼 누추하기는 하지만, 여기 침대에서 하룻밤 주무시고 가시지요.”
도무지 염치가 없는 문둥병환자에게 울화가 치미는 것을 꾹 참고 마지못해 승낙을 했습니다.
혼자 살고 있어서 침대도 하나밖에 없어
침대를 문둥병환자에게 양보하고 할 수 없이 바닥에 자려고 누웠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문둥병 환자는 또다시 기막힌 부탁을 했습니다.
“성도님, 방안이 너무 추워서 도저히 잠을 잘 수 없네요. 죄송하지만 성도님의

체온으로 제 몸을 좀 녹여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부탁에 당장 밖으로 내쫓아버리고 싶었지만,

예수님의 ‘십자가의 은혜’를 생각하며 꾹 참고 그의 요구대로

옷을 벗고 그를 꼭 안고 침대에 누웠습니다.

도저히 잠을 못 이룰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이상하게 자신도

 모르게 꿈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꿈속에서 뜻밖에도 주님이 기쁘게 웃고 계셨습니다. 
“프란시스코야!
나는 너가 사랑하는 예수란다.
너가 나를 이렇게 극진히 대접했으니 참으로 기뻐구나!”
“아 주님! 
저는 주님께 아무 것도 드린 것이 없습니다.”  
프란시스코는 꿈속에서 주님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잠에서 깨었습니다. 

?벌써 날이 밝고 아침이었습니다.
그런데 침대에 같이 자고 있어야 할 그 문둥병환자가 온데간데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고약한 고름냄새가 아니라 향긋한 향기가 방안에 가득했습니다.
“아! 주님이셨군요. 주님이 부족한 저를 찾아주셨군요. 주님! 감사합니다!”
‘프란시스코’는 무릎꿇고 엎드렸습니다.
간밤에 마음속으로 그 문둥병환자에게 불친절했던 자신의 태도를 깊이 회개하며

자신과 같은 비천한 사람을 찾아주신 주님께 울면서<감사기도>를 올렸습니다.
이 기도가 바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랑받는 ‘프란시스코’의《평화의 기도》입니다.

♥ 주님!
저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화해를,
분열이 있는 곳에 뭉침을,
의혹이 있는 곳에 신앙을,
잘못이 있는 곳에 올바름을,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이 있는 곳에 햇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위로받기 보다는 위로하며,
이해받기 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 보다는 사랑하게
하여주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 용서 받으며,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생을 얻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