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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매일신문 시니어문학상 시 최우수상 수상 소감

modory 2017. 7. 8. 06:23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30250&yy=2017

시니어문학상 시 부문 최우수상 소감/ 서정호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뜻이 서로 통하는 사람과 함께 밥을 먹는 것은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다. 대구 수성구 용학도서관 시 아카데미 창작반 문우들과 공부를 마치고 '고개마루'에서 점심을 먹으려는데 내 핸드폰에 입력되지 않은 낯선 전화번호가 뜨고 길게 울었다. 내세울 것이라곤 주름살과 녹슨 세월의 조각뿐인데 매일신문 시니어문학상 시 분야에 최우수상이라는 커다란 선물을 안겨주어 벙벙하여 잠시 말을 잊었다. 옆에 앉아서 무슨 전화냐고 묻는 김기연 시인의 얼굴이 하얀 배꽃처럼 더 아름답고 환하게 보였다.  

문청시절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60여 년을 먼 길을 돌고 돌아가면서 왔지만 시에 대한 갈증은 여전한데 조금 풀렸다.

고령화 시대, 늘어나는 노인들에게 정신문화에 대한 배려가 거의 없는 사회에서 노인들이 비비고 기대며 이모작 삶의 목표를 만들 수 있도록 언덕을 마련해주신 매일신문과 부끄러운 작품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린다.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청년 친손자 문기, 예쁜 외손녀 윤지에게 부끄럽지 않은 할배가 되어 기쁘다.

약력

1965.3. 영남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1993.3. KBS 비서실장

1994.8. KBS 대구방송총국장

기사보기: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30250&yy=2017

 

3회 매일시니어문학상/시 심사평문학성보다 삶의 진정성에 초점

심사를 맡은 두 사람은 심사 기준으로 문학성보다는 삶의 이력이 묻어나는 작품에 더 주안점을 두기로 하고 응모작들을 오랜 시간 동안 면밀히 읽어나갔다. 어느 한 작품도 소홀히 할 수 없었던 것은 연륜에서 묻어나는 삶의 진정성이 작품 곳곳에서 산견되었기 때문이다.

먼저 최우수상의 반열에 오른 길이 물처럼 흐르고 물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 ‘’ ‘등과 같은 한 음절의 소제목으로 기억을 재구성해낸 점이 인상적이었다. 즉 과거 대구의 여러 장면과 구체적인 정황을 곡진함으로 풀어낸 점이 돋보였던 것이다. 울림이 있는 이야기로 연결된 산문시다. 우수상그림자에게 말 가르치기어쩌면 검은 너는/언젠가 나의 관이 될 수 있겠다라는 뛰어난 구절로 말미암아 최우수 자리를 두고 끝까지 다투었다.

응모작들의 수준이 매달 발행되는 문예지에서 볼 수 있는 작품을 뛰어넘고 있어서 무척 고무적이었다. 문학에는 나이가 없다는 것, 열정이 있으면 얼마든지 감동을 안기는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시니어문학상 응모작들이 잘 증명해 보이고 있다. 3회째로 접어든 이 문학상이 자리를 잡은 느낌이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자신의 내면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기록하고 있을 분들의 소중한 작업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좁은 관문을 뚫고 입상하신 분들을 축하하며, 입상권에서 아쉽게도 밀려난 이들의 건필을 빈다.  

심사위원: 장옥관(시인), 이정환(시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