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 오세영
사는 길이 높고 가파르거든
바닷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아라.
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이 하나 되어
가득히 차 오르는 수평선,
거기 있다.
사는 길이 어둡고 막막하거든
바닷가 아득히 지는 일몰을 보아라.
어둠 속에서 어둠 속으로
고이는 빛이
마침내 밝히는 여명,
스스로 자신을 포기하는 자가
얻는 충족이 거기 있다.
사는 길이 슬프고 외롭거든 바닷가,
가물가물 멀리 떠 있는 섬을 보아라.
홀로 견디는 것은 순결한 것,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다운 것,
스스로 자신을 감내하는 자의 의지가 거기 있다.
♧ 오세영 시인 : 1942년 전남 영광 출생,
1965-8년 박목월 시인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등단.
서울대학교 국문과 학부, 대학원 졸업, 문학박사
버클리대 초빙교수, 프라하대학 방문교수, 아이오아대학교
국제창작프로그램 참여, 한국시협상,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만해상 문학부문, 공초문학상, 녹원문학상,
편운문학상 등 수상
♤저서 :
●시집: 《반란하는 빛》,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
《무명연시》《사랑의 저쪽 》《벼랑의 꿈》《시간의 쪽배 》
《봄은 전쟁처럼》《문 열어라 하늘아》 등 15권
●학술서적: 《한국낭만주의시 연구》,
《20세기 한국시 연구 문학과 그 이해》등 17권,
●수필집: 《왈패 이야기》 등 3권
●시론집: 《시의 길 시인의 길》 등 2권
●번역된 시집: 영어, 독일어, 스페인어, 일본어 등 10여권의 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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