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글 모음♠/♧ 시 모음

노천명의 푸른 오월

modory 2007. 5. 1. 07:53




    푸른 오월 / 노천명 청자빛 하늘이 육모정 탑 우에 그린 듯이 곱고 연못 창포잎에 여인네 맵시 우에 감미로운 첫여름이 흐른다 라일락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는 정오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웬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속으로 몰려드는 향수를 어찌하는 수 없어 눈은 먼 데 하늘을 본다 기인 담을 끼고 외따른 길을 걸으며 걸으며 생각이 무지개처럼 핀다 풀냄새가 물큰 향수보다 좋게 내 코를 스치고 청머루순이 뻗어나오던 길섶 어디메선가 한나절 꿩이 울고 나는 활나물 혼잎나무 적갈나물 참나물을 찾던 잃어버린 날이 그립지 아니한가 나의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라도 부르자 서러운 노래를 부르자 보리밭 푸른 물결을 헤치며 종달새모양 내 마음은 하늘 높이 솟는다 오월의 창공이여 나의 태양이여

  ◎노천명[盧天命] 1912. 9. 2~1957. 12. 10 서울 ◎


고독과 애수가 깃든 시를 많이 발표했던 목이 길어 슬픈 사슴의 시인.
6·25전쟁 때 서울에 남아 있다가 부역했다는 이유로 
9·28 수복 때 투옥.여러 문인들의 도움으로 감옥에서 나왔으나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전쟁은 인간을 망가지게 한다. 노천명도 그랬을 것이다.
시집 〈별을 쳐다보며〉에 40편의 시가 실려 있는데 그중 21편이 
옥중시로 〈이름없는 여인이 되어〉는 현실에 대한 혐오감과 
심한 고독감을 나타내고 있다. 
노천명 시인은 자기중심적인 내면세계로 빠져들려는 모습이 그녀의
일관된 시세계이며 다른 여성 시인들과 구분되는 명확한 시세계를 
갖고 있다. 평생 독신으로 지내다가 1957년에 이승을 떠났다.

^^*2007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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