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글 모음♠/♧ 시 모음

저녁 무렵/ 도종환

modory 2007. 7. 15. 15:01


저녁 무렵

열정이 식은 뒤에도
사랑해야 하는 날들은 있다
벅찬 감동 사라진 뒤에도
부둥켜 안고 가야 할 사람이 있다
끓어 오르던 체온을 식히며
고요히 눈 감기 시작하는 저녁 하늘로
쓸쓸히 날아가는 트럼펫 소리
사라진 것들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풀이란 풀 다 시들고
잎이란 잎 다 진 뒤에도
떠나야 할 길이 있고
이정표 잃은 뒤에도
찾아가야 할 땅이 있다
뜨겁던 날들은 다시 오지 않겠지만
거기서부터도 또 시작해야 할 
사랑이 있다 ★
        
      
    

도종환 시인의 저녁 무렵을 읽는다.
서산에 붉게 타며 지는 노을을 보면서
내일이 오리라 모두 믿는다.
그렇듯이 우리는 열정이 식은 뒤에도
사랑해야 할 것이 있다. 
아직은 해야 할 일, 가야 할 곳이 
있어 행복한 지 모른다. 
^^* 東雲2007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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