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글 모음♠/♧ 시 모음

가을 - 김현승

modory 2007. 9. 1. 12:05

 

         ♤ 가을 ♤  김현승


봄은  
가까운 땅에서 
숨결과 같이 일더니,     
가을은 
머나먼 하늘에서 
차가운 물결과 같이 밀려온다.   
꽃잎을 이겨 
살을 빚던 봄과는 달리, 
별을 생각으로 깍고 다듬어 
가을은 
내 마음의 보석(寶石)을 만든다. 
눈동자 먼 봄이라면, 
입술을 다문 가을. 
봄은 언어 가운데서 
네 노래를 고르더니, 
가을은 네 노래를 헤치고 
내 언어의 뼈마디를 
이 고요한 밤에 고른다.♤ 
 

^^* 東雲20070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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