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글 모음♠/♧글모음

봄이 오는 길에서 생각한다.<펌>

modory 2008. 3. 6. 10:49
 


                       홀로 넘는 아리랑 고개 /곽 경 미
 
                              하늘에서 제일 가까운
                   아우라지 천년 강가에서
                   쓰러진 단 꿈의 어제,
                   길 섶에 부는
                   봄바람 고웁다.
                   딱지 앉은 자리 
                   봄 햇살 비추고 
                   아물지 않는 상채기로
                   봄바람 제일 먼저 분다.
                   아쉬운 겨울, 간 밤부터 눈 내리건만
                   이 내 마음 어서 봄 오라 재촉 하네.
                   때론 허공에 내짓던 빈 손짓
                   남의 행복 기웃 대고
                   허젓한 웃음 물고 서성대며
                   내지런 마음에 얼굴 붉히지만
                   힘든 삶, 악에 받쳐 살아온 날에
                   때와 땀에 찌든 이야기
                   피멍든 노래가 가슴 밑에서
                   먹구렁이처럼 꿈틀대는 것도
                   바람은 안다.
                   내 속절 없이 살아온 날에
                   매서운 바람 속고쟁이 파고 들어
                   끔찍하게 아려오던 추운 겨울 지나
                   봄바람은 어김없이 불고 또 분다.
                   세상을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고
                   어설프게 가지고 논만큼
                   앙갚음 하듯 더는 
                   꿈쩍도 않는 세상.
                   깁고 꿰매고 때운 상채기 
                   누더기가 된 백년 같은 세월
                   내 가난한 뜨락위로
                   봄날 오기 전
                   마지막 겨울 눈 하염없이 내린다.
                   새 삶을 찾아가는 길목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