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추문 끝에 엘리엇 스피처(Spitzer) 미 뉴욕 주지사가 12일 사임했다. 이번 사건을 특종보도했던 뉴욕타임스(NYT)는 13일, 베일에 가려있던 여성 '파트너'의 신원을 공개하고 전화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맨해튼에서 가수 꿈꿨지만…
NYT는 앞서 자신들이 입수해 보도한 법원 진술서에 '크리스틴'이란 닉네임으로 올라있던 여성은 현재 맨해튼에 살고 있는 '애쉴리 알렉산드라 두프레(Dupr?)'라는 이름의 22세 가수 지망생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인터넷에 그의 사진과 함께 미니홈페이지까지 소개했다. 그는 홈페이지 자기소개란에 '뉴저지의 결손 가정에서 태어난 뒤 17세 때 집을 나와 뉴욕에서 가수를 꿈꿔왔다'고 적었다. 그는 사건 당시 스피처로부터 성매매 대가로 시간당 1000달러(약 98만원)를 받은 것으로 보도됐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파트 임대료를 걱정하는 처리라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사건 증인으로 법정에 서게 된다. 인터뷰 내내 사건 관련 내용에 대해 침묵하던 그는 "밤잠을 못 잤다"며 "나를 괴물로 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 ▲ 성매매 추문으로 낙마한 스피처 뉴욕 전 주지사의 섹스 파트너였던 22세 가수 지망생 두프레가 미니홈페이지에 올려놓은 자신의 사진./마이스페이스닷컴
◆미 언론들의 보도 행진
'스피처 스캔들' 여파로 덩달아 언론의 집중 조명을 맞게 된 것은 '고급 콜걸의 세계'다. 미 언론들은 과거 지도급 인사들의 숱한 성추문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촉망받던 정치인이 거액의 돈을 써가며 매매춘에 빠져들었다는 사실에 놀란 분위기다. MSNBC 방송은 전직 고급 콜걸인 나탈리 맥레넌(McLennan)의 인터뷰까지 실었다. 2005년 '뉴욕 최고의 에스코트(파트너)'로 뉴욕 매거진 표지까지 장식했던 그에 따르면, '에스코트'의 대가는 보통 시간당 600~1200달러에 이른다. 어떤 주말에는 파트너와 플로리다의 작은 섬 여행을 다녀오는 대가로 2만9000달러까지 챙겼다고 했다. 주 고객은 고학력에 매너 좋은 25~45세의 월가 변호사나 CEO, 헤지펀드 매니저들. 워싱턴포스트는 "명망가들이 고급 매춘의 대가로 거금을 쓰는 것은 비단 '침실의 일'만이 아니라 매력적이고 영리한 파트너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비밀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라고 전했다.
◆진화하는 매매춘의 현주소
AP통신은 '매매춘의 진화'까지 거론했다. 흔히 '인류 최고(最古)의 직업'으로 불리는 매춘이 21세기 첨단기술과 결합하면서 위세를 더해가고 있다는 것. '에스코트 서비스'란 간판하에 업체들은 인터넷을 통해 컬러사진에 가격, 등급까지 첨부된 '파트너'들을 내세워 호객한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연결된 고객들에게는 휴대전화를 통해 시간에 맞춰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결제도 온라인으로 이뤄진다. 이런 '거래'의 흔적은 수사의 단초가 되기도 하지만, 업자들은 도청방지 혹은 카메라 감지 장치로 응수한다. 미 매춘업종사자 권익단체인 '코요테'의 노마 진 앨모도바(Almodovar) 사무국장은 "(수사기관이 동원하는) 장치들에도 불구하고 업자들 중 99%는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