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보수단체 회원 1000여 명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MBC 앞에서 “MBC의 왜곡 방송이 나라를 혼란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재명 기자 |
동아일보에 따르면 최근 MBC 전체 평균 시청률은 지상파 3사 중 꼴찌로 급락했다고 한다. 동앙리보는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인용하여 7월 1∼10일 MBC의 평균 시청률(수도권)은 4.5%로 KBS1(5.6%) SBS(5.4%) KBS2(4.8%)에 이어 4위인 것으로 나타났고, MBC의 1∼3월 평균 시청률이 6.5%였던 점에 비하면 이번 시청률 추락은 이례적이라 보도했다.
그러면서 동아일보 기사는 “회사가 전반적으로 가라앉아 있는 분위기다.” “(PD수첩을 둘러싼) 검찰 수사, 법원의 재판, 방송통신심의위의 심의 등 악재가 겹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그리고 MBC 두 간부가 13일 ‘PD수첩’ 논란과 관련한 사내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고 한다. ‘PD수첩’ 논란이 제기되면서 보도의 간판인 ‘뉴스데스크’의 시청률도 추락하고, 드라마도 뚜렷한 히트작이 나오지 않는 등 MBC가 전반적인 침체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MBC 시청률 추락=시청률조사회사인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뉴스데스크는 촛불시위가 한창이었던 6월 9, 10일에는 11%대의 시청률을 보였다. 그러나 6월 26일 ‘PD수첩’의 번역가 정지민 씨가 ‘의도적인 오역 및 왜곡’ 논란을 제기한 뒤 평균 시청률은 7.8%(6월 26일∼7월 12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KBS ‘뉴스 9’의 시청률(평균 15.1%)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뉴스데스크는 SBS ‘8뉴스’(평균 7.3%)와 비슷한 처지다.
MBC 드라마도 6월 중순 ‘이산’ 종영 이후 시청률 20%대를 넘긴 드라마가 한 편도 없다.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주말드라마 ‘천하일색 박정금’(13%)은 SBS ‘조강지처클럽’(30.2%), KBS2 ‘엄마가 뿔났다’(26.4%) 등과 비교하면 뒤떨어진다. ‘밤이면 밤마다’ ‘대∼한민국 변호사’ 등 월화, 수목 드라마도 시청률이 10%를 넘지 못하고 있다.
MBC 측은 “엄기영 사장이 공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황금시간대에 오락프로그램 대신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배치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결연한 대응” “조속한 사태해결”=이런 분위기 속에서 서울 여의도 MBC 본사 외벽에는 ‘사수! 공영방송, 분쇄! 언론탄압’ 같은 구호가 붙어 있다. 박성제 MBC노조위원장은 최근 전국조합원 총회에서 “오늘(8일) 총회는 방송 장악을 시도하는 모든 무리들을 향해 선전포고를 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PD수첩’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MBC 내부에서는 대응 방식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보도국 출신의 한 간부는 “15일 PD수첩의 ‘해명 방송’에서 오역 및 진행상 실수한 부분이 있다면 깨끗하게 인정하고 털어버리고 넘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한 30대 PD의 말을 이렇게 전했다. “검찰이 취재 원본 테이프를 내놓으라는 것은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대했다는데 어딘가 구린데 있으니 테이프를 안 내어 놓으려는 게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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