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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비 내리는 고모령 (1946)

modory 2009. 7. 5. 05:39

가요는 단순한 노래가 아니다.  그 시대상황과 배경과 문화가 담겨져 있는 소중한 정신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요를 통해서 당시의 시대상과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배경을 유추 해석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집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인터넷이나 책이나 TV를 아무리 살펴보아도 시대별 유행곡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나와 있는 자료집 하나조차 쉽게 찾을 수 없다.  그래서 없다면 나라도 해보자는 개척자(?) 정신으로 내가 생각날때마다 한편씩 집필해보기로 했다. 

 

이 노래를 처음으로 선택한 데는 이미 작고하신 할머니 생각 때문이었다.  틈만나면 부르던 노래가 "비 내리는 고모령"이었다는 사실은 할머니가 돌아가시고도 한참후에야 알게 되었다.  가사와 곡은 이미 익숙했지만 노래의 제목조차 모르고 있다가 최근에야 알게 되었다.  젊은 시절에는 관심조차없다가 이제 옛노래에 나도 어쩔수없이 관심이 가는 것은 이제 나도 나이를 먹기 때문일까? 

 

이 곡은 신라의 달밤으로 유명한 현인이 부론 한국의 대표적 트로트 곡이다.  유호의 필명인 호동아 작사, 박시춘 작곡의 이 노래의 배경은 대구 수성구 만촌동에 있는 고개인 고모령(顧母嶺)이라고 한다.  일제 강점기에 이 곳이 징병이나 징용으로 멀리 떠나는 자식과 어머니가 이별하던 장소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별의 사연을 담은 노래를 만들었다고 하니 "어머니가 돌아보는 고개"라는 의미를 이해할 듯도 하다.  발표 당시에는 이 지역이 경상북도 경산군이었으며 인근에는 경부역 철도역인 "고모역"이 있었지만 2006년에 폐역이 되었다고 한다. 

 

노래 속의 고모령은 한 맺힌 이별의 장소로 그려지며 "눈물 어린 인생고개"로 은유되기도 한다.

이 곡은 "어머니의 존재를 녹여 당시 대중들의 가슴을 울"린 민중적인 노래였다는 해석이 있다. 스스로를 "망향초 신세"라 자조하면서 비통하게 향수를 달래는 내용은 태평양 전쟁한국 전쟁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고향을 떠나거나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했던 격동기의 시대 상황과 잘 어우러졌고, 이후 오랫동안 애창되었다.

 

1969년에는 임권택의 연출로 동명의 멜로 영화가 제작되기도 하였다니 이 이름없는 시골의 작은 고개가 전국민적인 관심을 받는 곳으로 탈바꿈한 것은 오롯이 이 노래의 덕이다.  2005년 한국방송에서 가요무대를 통해 가장 많이 방송된 노래를 발표했을 때 "울고 넘는 박달재", "찔레꽃"에 이어 전체 순위 3위를 차지할만큼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곡이기도 하다.

 

2001년에는 노래의 무대인 고모령에 노래비가 세워졌다. 앞면에는 노래의 가사가, 뒷면에는 이 노래가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어머니를 향한 영원한 사모곡(思母曲)으로 널리 애창되기를 바란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비 내리는 고모령

 

                                               작사: 호동아

                                               작곡: 박시춘

                                               노래:  현 인

 

어머님의 손을 놓고 돌아설 때에

부엉새도 울었다오 나도 울었오

가랑잎이 휘날리는 산마루턱을

넘어오던 그날밤이 그리웁고나(1절)

 

맨드라미 피고 지고 몇몇해던가

물방앗간 뒷전에서 맺은 사랑아

어이해서 못잊느냐 망향초 신세

비 내리는 고모령을 언제 넘느냐(2절)

 

눈물어린 인생고개 몇구비드냐

장명등이 깜박이던 주막집에서

손바닥에 그린 하소 졸아가면서

오늘밤도 불러 본다 망향의 노래(3절)

출처 : 비오는 날의 수채화
글쓴이 : Haerang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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