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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 작가의 판도가 흔들린다.

modory 2012. 1. 5. 12:40

드라마 ‘리모컨 권력’ 1위 김영현·박상연

중앙일보  2012.01.05 에 따르면 드라마 작가의 인기도가 바뀌었다고 한다.

중앙일보, PD·평론가 20명 설문


우리 시대의 감수성을 대변하는 ‘최고의 드라마작가’로 김영현(46)·박상연(40) 작가가 꼽혔다. 본지가 드라마PD·대중문화평론가 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배우 캐스팅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파워가 막강하고, 드라마 경쟁력의 핵이 된 ‘작가’를 알아보자는 취지에서였다.

 동성애·치매 등 시대의 이슈를 선도적으로 표현해 온 ‘노장’ 김수현(69), 사람들의 상처를 들추고 치유하는 데 탁월한 노희경(46) 작가가 그 뒤를 이었다.

젊은 취향의 ‘트렌드 세터’ 김은숙 작가, 홍정은·미란 작가 등도 순위에 올랐다. <관계기사 27면>

 
◆김영현·박상연, 사극의 새 지평=‘선덕여왕’과 ‘뿌리 깊은 나무’의 산파인 김영현·박상연 작가. 두 작가는 한국 드라마에 협업 시스템을 구축했다. 한국에서도 집단창작이 가능함을, 그것도 대작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 줬다. 미국 드라마와 유사한 작업방식이다.

 둘은 2007년 ‘히트’로 첫 호흡을 맞췄다. 당시 김 작가는 ‘대장금’으로 이름을 알렸고, 박 작가는 시나리오작가로 입지를 다진 상황이었지만 아직 최고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둘이 손을 잡자 상황은 달라졌다. ‘선덕여왕’ ‘뿌리 깊은 나무’를 잇따라 히트시켰다.

둘의 출발은 달랐다. 김 작가는 ‘사랑의 스튜디오’ 같은 예능 프로그램 구성작가로 일하다 드라마로 방향을 틀었고, 박 작가는 소설로 등단해 영화 ‘화려한 휴가’ ‘고지전’ 등의 시나리오를 썼다. 사극임에도 현대적 느낌이 물씬한 이들의 작품은 두 작가의 서로 다른 이력이 화학작용을 일으킨 덕분에 나왔다. ‘조선왕조실록’부터 전문 논문까지 숱한 자료를 섭렵하는 이들은 성실함 덕분에 작품의 디테일이 살아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들은 “작가는 하고 싶은 말이 있어야 하고, 그 말을 사람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로 만들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해 왔다. “뚜렷한 주제의식과 명확한 캐릭터로 당대의 이슈를 가장 잘 녹여낸다”는 평을 받는 이유다.

 
◆김수현, 여전히 현재진행형=“인간의 모든 걸 이야기할 수 있는 작가다. 비교할 만한, 대적할 만한 사람이 없다.” 이외에 김수현을 달리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있을까. 그녀를 ‘최고의 작가’로 뽑은 이들은 공통적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말을 했다. ‘목욕탕집 남자들’ 같은 유쾌한 이야기부터 ‘인생은 아름다워’ ‘천일의 약속’ 등 삶의 고통을 응시하는 문제작까지 그의 ‘어젠다 세팅’ 능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김 작가는 무엇보다 ‘언어, 문체의 마이스터’다. 스스로 “내 작품의 말투를 고치라는 건 가수에게 다른 목소리로 노래하라는 것”이라고 단언했을 정도다. 명작이 너무 많았던 것일까. “젊은 작가보다 더 파란을 불러일으키는 최근 행보를 봤을 때 아직 최고의 작품은 나오지 않았다”는 평도 있었다.

 
◆노희경의 작가주의=1995년 ‘세리와 수지’로 데뷔한 노희경 작가는 ‘사람과 상처’에 방점을 찍어 왔다. 초라하지만 누추하지 않은 삶을 응시하며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 때문에 대중성은 다소 떨어지나 누구보다 두터운 매니어층을 확보해 왔다. 정덕현 드라마 평론가는 “인간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노 작가는 평소 “사실 강렬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내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 삶의 많은 질문이 녹아들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해 왔다. 지상파 방송의 한 PD는 “팔리기 위한 글이 아닌, 자기가 쓰고 싶은 글을 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