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가을이 이렇게 성큼 닥아올 줄 몰랐다. 햇살이 너무 맑고 투명하여 알고 지내는 여든을 넘긴 변호사를 만났다. 대구로 전근와서 사귄 선배이신데 유머러스하고 건강하신 분이다 점심을 함께 하고 만촌동 어느 조용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올해처럼 더운 여름에 감기가 들어 고생했는데 감기 퇴치법을 알려주었다. 재미있어 한참 웃었다. 한편의 수필이 될 글감이라 생각하고 메모를 했다. 그의 이번 감기 퇴치법은 呪術的(주술적)인 방법으로 감기 바이러스에게 큰소리로 야단을 쳤다는 것이다. "이 놈 바이러스야 어찌 늙어 먹을 것도 없는 이 몸에 들어와 나를 괴롭히느냐? 젊고 싱싱하여 먹을 것 많은 젊은 것들에게 냉큼 가거라" 했더니 정말 감기가 물러 갔다고..... 그러면서 늘 긍정적인 사고와 행동을 하라고 충고를 했다. 가을날처럼 아름다운 한낮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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