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풍진세상●/★뉴스모자이크

2014년 1월 17일 오전 06:53

modory 2014. 1. 17. 06:53

조선일보 : 2014.01.17
자살한 노무현에 대한 이야기(crazy)를 조선일보 만물상에서 김광일 논설위원이 단편적으로 소개했다.
그 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맥나마라 국방, 키신저 국무, 올브라이트 국무, 라이스 국무는 미국 위기 때 백악관에서 대통령과 참모들이

나눈 얘기를 녹음기 틀듯 썼다. 그들의 회고록은 사료(史料)이기 앞서 흥미로웠다.

어투가 조심스러운 대통령 회고록보다 몇 배 적나라했다. 문 뒤에서 누가 무슨 결정을 어떻게 내렸는지

빠삭하게 써놓았다. 한국 대통령을 언급하는 대목도 빠질 수 없다.


▶3년 전 콘돌리자 라이스가 회고록 '더 이상 영예로울 순 없다'를 냈다. 라이스는 2001년 한·미 정상회담 때

김대중 대통령을 만난 소회를 적었다. "그는 여러 면에서 존경받는 인물이었다." 살짝 비틀기도 했다.

 "부드러운 태도를 가진 노(老)정객 김 대통령은 햇볕정책으로 북한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이상주의자였다."

 라이스는 노무현 대통령한테는 아주 박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대통령" "엉뚱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고 했다.

▶2011년까지 국방장관을 지낸 로버트 게이츠가 회고록 '임무(Duty)'를 펴냈다. 618쪽 책은 오바마의 국방정책을

주로 꼬집고 있다. 군데군데 한국 이야기가 나온다. 2010년 북의 연평도 포격 도발 때의 뒷얘기가 아슬아슬하다.

한국이 전투기 보복까지 계획하길래 오바마, 힐러리, 합참의장, 그리고 자기가 "며칠간 전화기에 매달려 말렸다"고

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가리켜 "정신력이 강하다, 현실적이다, 단호하다" 같은 말로 높이 샀다.

▶게이츠는 이명박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을 견줬다. 그는 노 대통령이 "약간 정신이 나갔다(a little crazy)"고

적었다. 2007년 만났을 때 "노 대통령이 아시아 최대 위협은 미국과 일본이라고 했다"는 말이 마음에 남았던 모양이다.

그때 한·미 관계는 바닥이었다. 노 대통령도 거리낌 없는 입담으로 호가 나긴 했다. 그래도 그렇지. 동맹국 대통령을

험한 말로 비난까지 해댔다는 게 씁쓸하다.

 

동맹국 대통령이더라도 본인의 감정을 숨길 필요는 없다. 느낌 그대로나 진실을 말하는 것이 좋다

자살한 노무현씨에 대한 이미지나 평가는 대부분 크레이지일 것이다. 그렇게 말했다고 씁쓸하다고 표현했는데

그 글이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