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주고 받은 편지 2016-03-04
< 며느리의 편지>
아버님 어머님 보세요. 우리들은 당신들의 기쁨조가 아닙니다. 나이 들면 외로워야 맞죠.
그리고 그 외로움을 견딜 줄 아는 사람이 성숙한 사람이고요. 자식, 손자, 며느리에게서
인생의 위안이나 기쁨이나 안전을 구하지 마시고 외로움은 친구들이랑 달래시거나 취미생활로 달래세요. 죽을 땐 누구나 혼자입니다.
그 나이엔 외로움을 품을 줄 아는 사람이 사람다운 사람이고 나이 들어서 젊은이 같이
살려는게 어리석은 겁니다. 마음만은 청춘이고 어쩌고 이런 어리석은 말씀 좀 하지 마세요.
나이 들어서 청춘이면 주책바가지인 겁니다
늙으면 말도 조심하고 정신이 쇠퇴해 판단력도 줄어드니 남의 일에 훈수 두는 것도 삼가야 하고 세상이 바뀌니 내가 가진 지식으로 남보다 특히 젊은 사람보다 많이 알고 대접 받아야 한다는 편견도 버려야 합니다.나이 든다는 건 나이라는 권력이 생긴다는 게 아니라 자기 삶이 소멸해 간다는 걸 깨닫고 혼자 조용히 물러나는 법을 배우는 과정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전화를 몇 개월에 한 번을 하든 1년에 한 번을 하든 아니면 영영 하지 않아도 그것이 뭐가 그리 중요해요. 그걸 가지고 애들 아빠 그만 괴롭히세요.
마지막으로 설날에는 그이와 두 아들 함께 몰디브로 여행을 가니까 내려가지 못해요.
그렇게 아시고 10만원 어머니 통장으로 입금해 놓았으니 찾아 쓰세요.
<시어머니 답장 >
고맙다 며늘아! 형편도 어려울 텐데 이렇게 큰 돈 10 만원씩이나 보내주고...
이번 설에 내려오면 선산 판 거 90억 하고 요 앞에 도로 난다고 토지 보상금 받은 60억 합해 3남매에게 나누어 줄랬더니...바쁘면 할 수 없지 뭐 어쩌겠냐? 둘째하고 막내 딸에게 반반씩 갈라주고 말란다. 내가 살면 얼마나 더 살겠니? 여행이나 잘 다녀와라. 제사는 이 에미가 모시마.
< 며느리의 답장 >
헉! 어머니 친정 부모님한테 보낸 메세지가 잘못 갔네요.ㅠㅠ. 친정에는 몰디브 간다고 하고서 연휴내내 시댁에 있으려고 했거던요.헤헤...
어머님 좋아하시는 육포 잔뜩 사서 내려 갈께요. 항상 딸처럼 아껴 주셔서 감사해요.
Ps 오늘은 어머님께 엄마라고 부르고 싶네요. 엄마 사랑해요 ♥
< 시어머니 답장 >
사랑하는 며늘아 엄마라고 불러줘서 고마운데 이걸 어떡하면 좋니 내가 눈이 나빠 만원을 쓴다는 게 억원으로 적었네. 선산 판거 60만원 보상받은 거 30만원 해서 제사 모시려고
장 봐 놨다. 얼른 와서 제수 만들어 다오. 사랑하는 내 딸아. 난 네 뿐이란다.
젊은 며느리 잔머리 굴려 봐야 늙은 시어미니의 지혜를 따를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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