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글 모음♠/♧ 시 모음

이광두 시ㅡ 비들재

modory 2017. 5. 14. 17:49

    

 

    

 

         비들재(嶺)    

         글과 그림  / 山房 이광두 

 

 

              파아란 하늘 살점 묻어나는
              비들재(嶺)에 오르면
              지금도
              우리 엄니(母)의 눈물이 있습니다.


              피붙이의 따스함을 등에 업고
              달빛도 비껴가는 시리디 시린
              시오릿 새벽 눈길.


              이별을 改札하던 산골 驛舍에서
              뒷모습만 보였던 그 때의 연유를
              한참 세월이 흐른 이제사 알았습니다.


              현해탄 건넌 지아비의 戀書를
              한 줄 빠짐없이 줄줄이 외던
              그 참혹한 忘却.

              달구지에 허기진 세월을 싣고
              넘나들던 잿마루에
              피다만 꽃띠 소녀는
              한줌 바람되어 날렸습니다.


             산비들기의 밤 울음을 베고 누운 
             비들재에 오면
             내가 부를
             단 하나의 이름

             엄니,
             우리 엄니가 있습니다.



        
      

       픽션이던 논픽션이던 글은 쓴 이를 떠나면 곧 讀者의 것이지요.
       따라서 心象에 대한 自意的 解釋을 하는 것도 곧 讀者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엄니(母)'는 그時代 우리 모두의 엄니라는생각을
       하게 됩니다. 恨과 눈물은 그시대의 女人이 갖는 共有語 !

       다만 비들재(嶺)를 통한 '그 時代의 女人'인 우리 엄니의 恨을
       형상화하는 어설픈 徒勞를 하면서도 눈물을 씹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한세기 전, 

       그시대 東京 대학 유학생인 지아비를 
       바라만 보며 평생을 그리움만 가슴에 담고

       호롱불에 묵묵 세월을 태우며 보낸 우리 엄니,


       비들재(嶺)는 우리 엄니가 잠든 곳입니다. 그 곳은 어릴 때
       우리 果樹園이 있던 곳입니다. 방학이면 달려가 뒹굴었던 

       추억어린 내 꿈의 故鄕이지요.

 


 
           
       詩란 萬人의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참으로 難解한
       글을 보면 앞이 캄캄한 抽象畵를 보는 듯한 황당함이 앞섭니다.
       그래서 우리는 누구나 詩人이고 , 또 누구나 詩를 읽을 수 있는
       讀者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 까닭은 모든 사람에게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감각기관의 자극 없이도 意識속에
       떠오르는 像,즉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雜文을 올려 놓고 덧칠하는 愚를 용서하십시요.
      '글방'을 어지럽혀 송구합니다. 늙으니 잠도 안오고, 
      그래서 2017년 이날, 이 새벽에 이런저런 雜生覺을 합니다.<山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