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글 모음♠/♧ 시 모음
가을이 점점 깊어가면서 오면서 아침 저녁으로 제법 가을 맛을 돋구는 상큼한 공기가 코끝을 시원하게 한다. 열매는 속살이 차며 고운 빛깔 더 해가는데 꽃들은 점점 시들해진다. 아직 나팔꽃은 아침 햇살이 번지면 코스모스와 함께 지천으로 피었다가 저녁이면 입을 다문다. 아침에 피었다 저녁에 지는 짧은 순간에 지는 우리네 들꽃 같은 꽃이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김혜숙 시인이 쓴 나팔꽃을 본다. 무더위도 꿈은 있었다. 너 나의 깊은 의식의 언저리 담벼락에 기대어 혼미한 그대로 가냘픈 손을 뻗어 어디로 오르는가 이슬방울로 지친 목을 촉촉이 축여 잠시 머무는 이 세월 그리움 꽃으로 피어 부르는 듯 위태롭게 뻗어 또 뻗어 나팔을 불어 깨우는 시간이면 속 태우며 기다리는 사람도 없는데 차가운 바람 몇 점 불어 늘 그리운 당신의 하늘 아래 그렇게 꽃을 피워 그리워하며 더 키를 높여 바라보려는데 나는 없고 너의 모습만 보인다.
^^* 東雲◐06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