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글 모음♠/♧글모음

되새겨볼 이문열씨의 글

modory 2006. 9. 23. 18:14


▣ 헛소리 같은 이야기 ▣ 
동기회 총무를 보는 완우형은 가끔 술자리에서
四亡論(?)을 편다. 一亡은 담배를 끊는 일이오. 二亡은 
술을 끓는 일이고 그리고 三亡은 여자를 끊는 일이라고 했다. 
그리고 사망은 穀氣를 끊는 일인데 그것은 死亡이란다.
나도 斗酒不辭였는데 요즘 잠시 삼망의 상태라 사는 재미가
없다. 빨리 내부 정리를 하며 신장개업을 할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산에 오르면서서 책을 한 권씩 들고 간다.
어제 오후는 이문열씨가 2004년에 쓴 '신들메를 고쳐매며' 
단행본을 손에 들고 숨을 몰아 쉬며 뒷산에 올랐다.
햇살이 간지럽고 가을 바람이 더없이 상쾌했다.  
나 같은 존재야 신들메를 다시 고쳐 맬 것도 없고 매어 봐야 
부처님 손바닥보다도 더 작은 이승 생활이었지만 읽을수록 
공감이 가는 구절이 너무 많았다.
<<그 중 한 부분>> 
나는 처음 그 是非를 1980년대 이래의 만성적인 시대와의 불화를 
바꾸어 다시 찾아온 것으로만 알았다. 그러나 두어해 겪는 사이에 
차분히 살펴보니 이번의 시비는 80년대의그것과는 성질이 다르고. 
더구나 세대 문제가 끼어들어 있었다. 
그때 내게 보수 반동의 죄목으로 돌을 던지던 이들을 또래거나 
손위가 되는 理念家들이었는데 요즘 앞장 서서 마구잡이 욕설을 
퍼붓는 이들 속에는 젊은 천둥벌거숭이들이 더 많기때문이다.
모두는 아니라 하더라도 그렇게 젊은이들로 시비의 상대가 바뀌고 
나면 문제는 크게 달라진다. 그들은 평균 수명이 지금대로라도 
5,60년은 이 세상을 더 쓸 사람들이다. 따라서 천둥벌거숭이 같건 말건 
이 세상에 대해서는 길어야 20년 남짓 쓸 수 있는 나보다는 그들의 몫이 크다. 
곧 그들 세대의 것이며, 세상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도 그들의 권리이다. 
그들이 무슨 선택을 하든 그 결과를 거두는 것 또한 그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음 세상의 모양을 결정하는 일은 그들 젊은이들에게 맡기고 
기성세대는 자신의 시대나 책임 있게 마감하는 것이 온당할지 모른다. 
미래를 두고 젊은이들과 부질없는 시비에 빠지기보다는 과거나 잘 마무리 
짓는 것이 더 의연한 태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온당하고 의연해지려고 해도 모든 것을 그들 젊은이들의 
선택에 맡기고 마음 편히 돌아 설 수 없게 하는 것들이 있다. 
그 젊은이들 뒤에 숨어 헤헤거리며 개혁이나 진보로 자신들의 
질 나쁜 패자 부활전을 겉꾸림하는 하류 지식인들이 그러하고 
덜떨어졌거나 비뚤어진 생각과 믿음으로 재야나 시민 단체란 
그럴듯한 포장지에 싸서 젊은이들을 홀리는 일부 기성 세대가 그러하다. 
지난 시대의 모순과 부조리를 자신들에게만 유리하게 재단하여 무대를 
꾸민 그들의 표독스럽고 간교하여 오히려 휘황해보이는 연출에 갈수록 
'들려'가고 있는 듯한 이 시대가 또한 그러하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국가가 한 15년 동안 네거티브적인 사고가 
판을 치고 역주행 하는 사회가 되었는지 아쉽기만 했다 
 

'♠시와 글 모음♠ > ♧글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편짓글 > 미국에 가버린 김회장께  (0) 2006.10.23
가을도 순간이다.  (0) 2006.09.25
놓치고 싶지 않는 사람  (0) 2006.09.20
아름다운 무관심  (0) 2006.09.19
사랑이란.....  (0) 2006.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