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글 모음♠/♧ 시 모음

여름비

modory 2007. 7. 1. 14:17

여름비 / 김영옥
몇 줄의 시어와  
마주하던 점심 시간
눈길 떨어지지 않는 시 한 편
시어의 행간마다 
낮게 가라앉은 비구름이 
국지성 소나기로 퍼붓는 정오 조금 지나 
위험 수위를 넘은 댐
밥 한 술이 울컥 목울대에 걸려들자
에스컬레이터도 
승강기도 없는 건물 층계를
가뿐가뿐 오르내리던 시간의 발자국들이
물기 흥건해진 신발을 끌고
거꾸로 걸어오네
꽃비 내려 봄 멀어진지 이미 오래
여름의 절정 지루한 장마가 
몇 줄의 시어로 지금
서서히 물기를 모으는 중
2007. 0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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