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만한 조직과 높은 임금 수준을 유지하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중간광고까지 도입하는 것은 명분 없는 부도덕한 행위라고
미디어 전문가들이 일제히 비판했다.
중간광고란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 도중에 광고를 끼워 넣는 것으로,
TV시청을 방해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오창우 계명대 교수(영상미디어학부)는 9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개최한 방송광고 제도개선 세미나에서 “KBS·MBC 등 지상파 방송은
많은 인원과 고임금 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 (이를 개선하지 않고)
중간광고까지 요구하는 것은 이들이 어느 정도 부도덕한가를 보여준다”
고 지적했다.
디지털방송으로 전환하는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중간광고가 필요하다는
방송사측 주장에 대해 오 교수는 “음식점이 내부수리 비용이
필요하다며 음식값을 두 배로 올리거나 양을 줄이면 안 된다”며
“공영방송이 이렇게 욕심을 낸다면 염치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 교수는 “독일의 경우 공영방송은 중간광고를 할 수 없고,
오후 8시 이후나 휴일엔 아예 광고 자체가 금지된다”고 설명했다.
김영욱 한국언론재단 미디어연구실장도 “지상파 방송사는 그동안
워낙 쉽게 돈을 벌어왔고, 미디어 업계에서 가장 잘 살고 있다”며
“중간광고로 디지털방송 전환비용까지 마련하겠다는 것은 매우
이기주의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또 CJ미디어 방효선 상무는 “케이블방송이 중간광고를 한다고 해서
공룡인 지상파 방송도 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중간광고를
허용하면 200여 케이블 업체는 죽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현수 단국대 교수(언론홍보학)는 “중간광고가 TV시청 흐름을
방해하는 것은 인정하지만, 다른 매체의 생존을 위협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위원회는 지난 2일 지상파 방송의 중간광고를 허용했으며,
오는 14일 공청회를 열어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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