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는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PD수첩의 전체 취재 자료와 영상물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동영상 속의 다우너를 광우병 우려 소로 판단할 가능성은 0.01%정도도 안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씨는 카페글에서 “PD수첩측은 동영상의 충격적 영상이 주는 효과와 (양적인 면에서의) 사상 초유의 리콜이란 점만 강조했다”며 “PD수첩의 판단이 미 농무부의 판단보다 더 권위가 있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는 또 “광우병의 주요 특징이 다우너 증상이라고 (PD수첩이) 해왔는데, 그것은 ‘폐결핵의 주요특징이 기침’이라고 하는 것과 같다”면서 “폐결핵이 만연한 나라에서 기침하는 사람과 보건이 잘 되어 있는 나라에서 기침하는 사람이 입장이 다르듯이, 미국이란 점을 감안해야 하는데, 지금껏 (미국에서)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알려진 2마리의 소는 캐나다생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다우너가 무조건 도축이 금지되는 것이 아니다”며 “검사를 통과한 뒤 다우너 증상을 보이면 조사관 검사를 다시 거치고, 사소한 이유로 다우너 증상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면 도축이 가능한 것”이라고 PD수첩측의 다우너 도축 불법성을 반박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인간광우병(vCJD) 해석은 오역, 위 절제 후유증 배제는 왜곡
정씨는 “고 테레사 빈슨의 어미니는 크로이츠펠트 야코프병(CJD)과 vCJD를 명확히 구분해 알고 있었다”며 “어머니의 인터뷰 내용 중 CJD를 ‘vCJD’로 처리한 것은 오역이 분명하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는 “(테레사 빈슨의) MRI로 확인했던 당시에는 CJD로 판정됐기 때문”이라며 “(PD수첩이 CJD 가능성을 배제한 근거가 됐다는) 의학전문가와 역학전문가에 대한 자료는 본 적이 없다. 어떤 권위자인지 PD수첩측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씨는 “빈슨의 어머니는 분명 딸의 죽음 과정을 설명하면서 ‘위 절제→구토, 어지럼증을 비롯한 점진적인 증상들의 묘사→걷지 못하게 된 극단적인 증세→안구돌출과 헛소리→죽음’으로 설명하고 있다”며 “(vCJD 증상 등으로) 갑자기 사물이 흐려지고 걷지 못하게 되었다는 (PD수첩의) 방송은 틀린 말”이라고 말했다고 문화일보는 보도했다. 그는 “위 절제 이야기는 쏙 빼고 ‘갑자기 사물이 흐려지고’를 사용한 것은 너무나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PD수첩-정씨 계속된 공방
PD수첩과 정씨의 진실공방은 지난달 24일 PD수첩이 ‘쇠고기추가협상과 PD수첩 오보논란의 진실’편에서‘다우너’ 동영상과 빈슨의 사인에 대한 오역 논란에 대해 해명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제작진은 빈슨씨 어머니가 CJD라고 말한 것을 vCJD로 오역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빈슨의 어머니가 전문적인 의학용어를 몰라 CJD와 vCJD를 혼동했지만 딸의 죽음의 원인을 인간 광우병으로 의심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생방송 진행 중 다우너소를 “광우병소”라고 지칭한 것에 대해서는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제작진은 그러나 “영어번역과 관련해서는 또박또박 제대로 번역하지 않았다거나 의역을 해서 오해의 여지를 남겼다는 지적들은 완전히 잘못됐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특히 영어번역 문제는 좀 더 치밀하게 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에 정씨는 25일 오전 PD수첩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 제작진의 해명을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정씨는 ▲ 다우너소에 대해 광우병을 연결시키지 말라고 했었는데 사회자의 말 실수 뿐만 아니라 맥락상 연결이 되었다는 점 ▲ 빈슨의 사안이 확실치 않다는 것을 충분히 강조하지 않았다는 점을 거론한 뒤 “이 두 가지 문제는 번역 문제가 아니라 제작 의도 및 편집의 어떤 ‘성향’ 내지는 ‘목적’이 강조되어 발생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위 ‘다우너’ 소에 대해 광우병을 직접 연결시키는 것은 왜곡이라고 번역 감수 중에도 여러 번 강력하게 의견을 피력한 적이 있다”며 “그런데 그 후 막연히 ‘영어 번역에 신경쓰겠다’고 (해명)한다면 번역자로 이름 올라간 사람들한테 뒤집어 씌우는 것밖에 더 되냐”고 반박했다.
그러자 PD수첩은 26일 “PD수첩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쇠고기 협상이 졸속으로 이루어졌음을 밝히고자 프로그램을 제작했다”며 “이런 사실을 외면한 채 일부 언론은 ‘과장’, ‘왜곡’ 운운하며 끊임없이 PD수첩을 공격하는 것에 강한 유감을 재차 표명하고자 한다”고 재반박했다.
제작진은 “J씨가 인터넷에 올린 여러 글과 일부 신문에 의하면 ‘다우너 소(downer cowㆍ주저앉는 소)를 광우병에 직접 연결시키는 것은 왜곡’이라는 의견을 피력하고 ‘연결시키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라면서 “다우너 소를 광우병과 연결시키는 것이 왜곡이라는 것을 제작진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씨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 (내가 번역한 영상에는) 광우병으로 인해 사망한 가능성이 큰 것처럼 보도된 고(故)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가 PD수첩에게 딸이 ‘위 절제 수술 후유증’으로 숨졌을 가능성을 언급하는 내용이 있었다”며 “방송에서 이 부분을 단 한 마디도 인용하지 않고 누락시킨 것은 큰 문제”라고 다시 의혹을 제기했다. ‘PD수첩’이 광우병 공포를 부추긴 지난 4월29일 방송에서 단순 오역(誤譯)이나 과장을 넘어, 중요 사실 관계(fact)를 의도적으로 누락시켰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