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사설: MBC, 民營化 안 한다면 진실보도 할 건가
4·9총선이 한나라당 승리로 끝난 직후 MBC 노조는 노보(勞報)를 통해
“우파개혁으로 MBC 민영화가 추진되면 MBC는 분해 왜곡될 것”이라면서
“(이를 막기 위한) 큰 싸움을 준비하자”고 노조원을 독려했다.
그런 연후에 4월 29일 ‘주저앉는 소’가 등장하는 ‘PD수첩’이 방영돼
광우병 공포가 순식간에 번지면서 두 달 넘게 서울 도심을 혼란 속으로
몰아넣은 촛불시위로 이어졌다.
MBC가 매일 중계방송하듯 한 촛불시위 보도도 균형 잡힌 방송과는 거리가 멀었다.
PD수첩은 사실 왜곡 및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주저앉는 소의
원인은 59가지에 이른다.
최근 경기도에서만 ‘주저앉는 소’가 연간 600마리 나왔다는 조사도 있었다.
PD수첩 주장대로라면 경기도의 600마리 소도 모두 광우병에 걸렸단 말인가.
PD수첩이 미국에서 사망한 아레사 빈슨에 대해 보도하면서 ‘인간광우병 환자’라는
잘못된 자막을 내보낸 것도 고의성을 의심받고 있다.
그럼에도 MBC PD협회는 ‘언론자유’를 거론하며 수사에 반대하는 항의성명을
내고 시위를 벌였다.
검찰 수사가 언론자유를 위축시키는 일은 없어야 하겠지만 국가에 엄청난 혼란을
몰고 온 허위보도의 진상은 밝혀져야 한다.
고의적인 오보까지 언론자유의 우산 아래 덮어질 수는 없다.
국민의 자산인 전파를 이용해 잘못된 보도를 했으면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
4일자 MBC 노보는 ‘검찰과 정부가 노리는 것은 PD수첩 죽이기, MBC 민영화,
방송 장악일 것이다.
한나라당과 범보수 국회 의석수는 200석 가까이 된다. 그들의 광기가 두렵다’고
주장했다.
국가적 혼란을 부른 일련의 보도도 정부를 흔들어 민영화 추진을 어렵게 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MBC는 ‘노영(勞營)방송’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노조의 힘이 강력하다.
MBC 노조는 민영화 반대를 ‘방송 독립’으로 위장하고 있지만, 그 속내는 노조를
중심으로 좌파 방송을 유지하고 밥그릇을 지키려는 집단이기주의의 산물이다.
“국민 여러분 PD수첩을 지켜주십시오”라는 MBC 노조원들의 구호는 기득권 유지를
도와달라는 뜻으로 들린다.
MBC가 민영화될지는 불투명하다. MBC에 묻는다. 정부가 민영화를 안 하겠다면
진실보도를 하겠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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