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논설위원 김종수씨 칼럼 "시시각각 - 강남 집값이 뭐기에" 서울의 강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대체로 잘사는 동네, 학군 좋은 곳, 그리고 집값 비싼 곳 등이 공통된 답이 아닐까 싶다. 이 중에서도 강남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말이 ‘강부자(강남의 부동산 부자)’란 말일 것이다. 그러나 이 ‘강부자’란 말에는 단순히 강남 지역에 부동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 특정한 계층에 대한 사실적 지칭을 넘어서는 부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탤런트 강부자씨께는 정말 미안하지만 이미 관용적으로 사용되는 말이니 양해하길 바란다). 우선 강남에 부동산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그곳에 살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적지 않은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는 강남 사람들이 가만히 앉아서 떼돈을 벌었다는 데 대한 질시의 감정이 다분히 배어 있다. 또 하나는 그냥 돈을 번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집값 상승을 노리고 투기에 가담했을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서민들이 꿈도 꾸지 못할 고가의 아파트를 살 정도라면 당연히 투기의 목적을 가졌음이 분명하다는 예단이다. 그러나 강남에 대한 이런 부정적 인식은 노무현 정부 때 만들어진 허상이다. 노무현 정부는 강남 지역을 ‘반칙과 특권’의 상징으로 부각하고 강남의 집값 상승을 그 증거로 내세웠다. 당시 강남 집값이 오른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지만 기본적으론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했던 이유가 가장 컸다. 정부는 특정 지역에 국한된 국지적인 현상으로, 전반적인 부동산 값 오름세로 확산될 우려가 없다고 진단했다. 만일 당시에 강남 집값을 내버려 뒀다면 오를 만큼 오르다 제풀에 꺾였을 공산이 크다. 설사 강남의 집값이 더 올랐던들 그것이 나머지 국민과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굳이 그곳에 들어가 살 사람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국민은 강남 집값이 오르거나 말거나 아무런 관심도 없었을 것이다. 미국의 맨해튼이나 베벌리 힐스의 고급주택 값이 올랐다고 미국민이 배 아파하거나 정부가 투기 단속에 나섰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다. 그러나 참여정부는 느닷없이 강남발 부동산 투기를 때려잡는다며 사생결단으로 나왔다. 노 전 대통령이 강남을 특권계층의 집결지로 지목하고 나서부터다. 어느덧 강남은 부동산 투기로 불로소득을 얻는 부도덕한 집단의 투기판으로 낙인찍혔다. 강남은 노무현식 편 가르기와 마녀사냥에 딱 들어맞는 안성맞춤의 표적이었다. 그 후 강남을 겨냥한 온갖 규제와 세금 폭탄이 줄줄이 터져 나왔다. 덩달아 다른 지역까지 규제와 세금의 유탄을 맞았다. 그 바람에 전국의 부동산 시장은 마비상태에 빠졌고, 여기에 경제위기가 겹치면서 건설업체들의 줄도산이 이어졌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이후 건설경기를 되살리고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시킨다며 노무현 정부의 대못을 하나하나 뽑았다. 종합부동산세를 완화하고,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며, 전매 제한도 풀기로 했다. 그런데 딱 하나가 걸렸다. 바로 강남이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강남 3구를 투기지역에서 해제하기로 한 방침을 보류했다. 1가구 다주택 소유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를 폐지하겠다던 약속도 야당의 ‘부자 감세’ 주장에 밀려 표류하고 있다. 여기에서도 강남이 문제다. 한나라당의 최경환 수석정조위원장은 “관심사는 투기지역인 강남 3구인데 이곳만 양도세를 중과하면 투기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남이 투기의 진원지라는 그릇된 인식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결국 국회 조세소위는 1가구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폐지하되 강남 3구는 제외한다는 어정쩡한 절충안에 타협하고 말았다. 참여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실패로 판명 났다. 노무현식 강남 때리기의 진상도 드러났다. 그렇다면 왜 강남 집값에 따라 정책이 좌우되는가. 도대체 언제까지 노무현의 주술에 휘둘릴 것인가. 이젠 강남 집값을 좀 잊고 살자. 김종수 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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