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김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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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가져온 퇴행성 관절염으로
아내의 손가락 마디에 서너개 작은 혹이 생겨
손마디 마디가 아픈 아내,
아픈 그 손으로 늙은 이 둘이 사는 살림에
10포기 배추를 사 김장철도 아닌 9월에 김장을 한다.
잘 버무린 갖은 양념을 노란 배추 속잎에 비벼 넣는다
"김장철도 아닌데 웬 김치를 그리 많이 하노?"
물어도 물어도 아무 대꾸없이 묵묵히 김치를 만든다.
서너번 물음에 대답없어 '가는 귀 먹었느냐'고 물으니
그제야 '추석에 서울 사는 아들오마 줄라꼬 ...'
표정없이 던지는 말에 모성이
손에 묻은 김치 양념보다 더 붉게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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